'5선 고지' 오른 오세훈⋯세운 4구역·용산 개발 '시험대'

입력 2026-06-0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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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 4구역·용산 개발 사업 해법 마련 과제
2031년까지 31만 가구 착공 추진 목표
철근 누락·고가차도 붕괴 후속 대응도 숙제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당선인이 4일 서울시청에서 직원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당선인이 4일 서울시청에서 직원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뉴시스)

사상 최초로 5선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택 공급 확대와 대형 개발사업 추진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치솟는 집값을 안정시키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한강 변 정비사업 등 주요 개발사업의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다. 새로 재편된 정국 속에서 오 시장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가 향후 서울 시정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7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오 시장이 가장 먼저 마주한 현안은 도심 한복판에서 진행 중인 대형 개발 사업들이다. 가장 큰 현안 중 하나는 종묘 인근 세운 4구역 개발이다. 서울시는 세운 4구역에 최고 약 142m 높이의 건축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했지만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의 역사문화 경관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정부 차원에서 제기되고 있다. 개발과 문화유산 보존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만큼 명확한 해법 마련이 요구된다.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택 공급 규모를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시각차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재명 정부는 공급 대책을 통해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반면 서울시는 인프라 수용 능력 등을 고려할 때 8000가구 수준이 적정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공급 규모를 둘러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공급 확대 역시 오 시장 5기 시정의 핵심 과제다. 오 시장은 집값 오름세와 전·월세난을 완화하기 위해 민간 중심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와 공공주택 공급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오 시장은 2031년까지 31만 가구 착공을 목표로 제시했다. 인허가 단계의 행정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구성과 사업시행·관리처분인가 계획을 동시에 처리하는 '쾌속통합기획(신속통합기획 2.0)'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이주·착공 단계에 있는 핵심전략정비구역 8만5000가구를 집중 관리해 정비사업 기간을 최대 12년까지 단축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통 AI 기획'과 환승역 반경 용적률 최대 1300% 완화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서민 주거 사다리 복원을 위한 공약도 본격 추진된다. 서울시는 공공주택 13만 가구 공급과 함께 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서울찬스 5종' 8만2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장기전세주택 '미리 내 집', 장기할부형 분양주택 '바로 내 집', 대학 신입생 대상 '새싹 원룸' 등이 포함된다. 신규 공약인 '서울 내 집'은 청년 무주택자가 주택 가격의 20%만 부담하면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나머지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건설 현장 안전 문제는 오 시장이 당장 해결해야 할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최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사태와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 사고가 잇따르면서 서울시의 관리·감독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는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 국토교통부 간 부실 보고 체계를 둘러싼 책임 공방으로 확대된 상태다. 국토부는 이미 전면 감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26일 유세 중단 사태까지 불렀던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역시 서울시의 노후 인프라 관리 체계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오 시장은 4일 당선 소감에서 "업무에 복귀하는 즉시 서울 시내 모든 노후 인프라와 공사장을 대상으로 고강도 특별 안전 점검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안들은 새롭게 재편된 서울시의회 지형과 맞물려 오 시장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제12대 서울시의회 전체 118석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80석(67.8%)을 차지한 반면 국민의힘은 38석(32.2%)에 그쳤다. 민주당은 시장의 재의 요구권을 무력화하고 조례를 단독으로 재의결할 수 있는 3분의 2 이상 의석을 확보하면서 강력한 견제 기반을 구축했다.

시의회는 예산 심의권과 조례 제·폐지권을 보유하고 있어 오 시장이 추진하는 신유형 공공주택 사업과 대형 개발 사업도 강도 높은 검증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오 시장은 2021년 보궐선거 당시 민주당이 절대다수였던 시의회에서 핵심 정책인 상생주택 예산의 97%가 삭감된 경험이 있다.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와 서소문 붕괴 사고 역시 향후 행정사무감사와 특별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과거와 같은 대치보다는 민주당 시의회를 설득할 수 있는 정교한 협치 전략이 오세훈 5선 시정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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