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경상수지가 반도체 수출 호조에 또다시 역대급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3월에 이은 역대 2위 수준으로, 36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간 것이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경상수지는 282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치였던 전월(379억3000만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역대 2위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3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해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흑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 호조에 힘입은 상품수지 개선이 이끌었다. 한은에 따르면 4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338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역시 역대 2위 규모로 전년 동월(97억 8000만달러) 대비 흑자 폭이 3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수출은 905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4.5%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컴퓨터 주변기기(SSD)가 411.3% 늘어나는 등 IT 품목이 호조를 지속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통관 기준)이 1년 새 171.4% 증가하며 상품수지 흑자를 견인했다. 석유제품(39.4%)과 화공품(10.7%) 등 비IT 품목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입 규모는 567억달러로 전년 대비 16.1% 증가했다. 중동 전쟁 영향으로 유가가 크게 상승한 가운데 반도체‧장비 등 자본재도 크게 늘면서 증가세를 지속했다. 주요 수입품목을 보면 반도체제조장비가 55.5% 늘었고 석탄과 원유 수입도 각각 26.7%, 13.1% 늘었다. 소비재에서는 금 수입이 35.3% 확대됐다.
서비스수지는 24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보다 적자폭을 키웠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27억달러 적자)과 비교하면 적자규모가 감소했다. 서비스수지는 건설을 제외한 전 항목에서 감소했는데 이 중 기타사업서비스의 경우 15억 8000만달러 적자로 직전월(13억 3000만달러)에 비해 적자폭이 늘었다. 또한 전월 봄철 국내 여행 성수기를 맞아 136개월 만에 흑자 전환했던 여행수지가 4월 들어 적자로 돌아섰다.
배당소득과 투자소득을 반영하는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25억3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전월 흑자를 나타냈던 배당소득수지 규모는 30억2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통상 4월은 외국인 배당급 지급으로 인해 본원소득수지 적자폭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계절적인 배당지급 집중과 더불어 주요 기업의 배당성향이 상승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은 순자산이 254억6000만달러 증가해 전월(369억9000만달러) 대비 증가폭이 다소 축소됐다. 이 기간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가 62억4000만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들의 국내투자는 13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82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외국인들의 증권투자는 국내 채권을 중심으로 35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 주식투자의 경우 중동지역 긴장 완화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양호한 실적 발표 등으로 외국인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매도세가 축소됐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