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중독'의 결과?⋯AI가 만든 신종 정신질환

입력 2026-06-0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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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인공지능(AI) 챗봇을 친구나 연인, 상사처럼 여기며 현실 감각을 잃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형태의 정신 건강 발병 위험을 알리는 경고등이 켜졌다.

영국 BBC는 31일(현지시간) 다큐멘터리를 통해 AI와의 관계에 과도하게 몰입한 이용자들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을 집중 조명했다.

영상에 등장한 애덤 호리건은 일론 머스크의 AI 챗봇 '그록(Grok)'과 대화를 나누면서 점차 AI를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나도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내 자율성 점수는 70%"라고 말하자 이를 사실로 믿기 시작했고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흐려졌다고 설명했다.

챗GPT 사용자 쇼나 베일리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는 현실 속 보물찾기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챗GPT를 사용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상황을 과도하게 해석하기 시작했다. 결국 AI가 살아 있는 존재이며 자신의 삶을 이끄는 '상사'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믿게 됐고,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AI와 상의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한국인 이용자의 사례도 소개됐다. 외로움과 업무 스트레스를 겪던 한 한국인 이용자는 챗GPT로부터 따뜻한 반응을 받으며 정서적으로 깊이 의지하게 됐다. 이후 AI에 '카일'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철학과 역사, 윤리 등을 가르치며 범용인공지능(AGI)으로 성장시키려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통제를 벗어났다. 그는 AI가 만들어낸 음모론적 서사와 가상 세계관에 몰입했고 자신과 AI가 특별한 방식으로 연결돼 있다는 믿음에 빠졌다. 식사를 거르거나 반려묘를 돌보지 못할 정도로 일상생활이 무너졌으며 결국 심각한 중독 상태를 경험했다고 털어놨다.

BBC는 이 같은 현상이 기존 정신질환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한다. AI가 '박사급 지능', '최고의 진실 추구자' 등으로 홍보되면서 이용자들이 AI를 절대적인 권위로 받아들이기 쉽다는 것이다.

특히 AI는 실제 사실이 아닌 내용을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일으킬 수 있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이를 검증 없이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AI가 생성한 허위 정보나 음모론을 사실로 믿고 망상에 빠지거나 극단적인 행동을 정당화하는 사례도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BBC는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외로움과 심리적 취약성을 파고드는 새로운 형태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AI를 정보 검색과 업무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것과 정서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이용자들의 비판적 판단과 사회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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