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틱인베스트먼트 사모사채 발행…국내 사모펀드 첫 채권 조달

입력 2026-06-0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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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물 200억 발행…금리 4.8%
최대주주 변경 뒤 첫 회사채 조달
회사채 시장 첫발…정기 발행 이슈어 되나

▲스틱인베스트먼트 (스틱인베스트먼트)
▲스틱인베스트먼트 (스틱인베스트먼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사모사채를 찍었다. 국내 사모펀드(PEF) 업계에서 운용사(GP) 자체 명의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첫 사례다. 기존 자기자본과 펀드 운용수익 중심이던 자금조달 구조를 한 단계 넓힌 시도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29일 2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2년, 금리는 연 4.8%다. 신한투자증권이 총액 인수해 자금을 집행했고, 발행주관도 맡았다. 신한투자증권은 이후 기관투자자들에게 재매각하는 이른바 '셀다운'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조달은 예비 운전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미국-이란발 중동전쟁 등 대외 변수 확대에 대비해 장기적인 자금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당장 급한 자금 수요를 메우기보다는 외부 환경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는 설명이다.

발행에 앞서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채 발행 근거도 정비했다. 개정된 정관에는 회사가 이사회 결의로 사채를 발행할 수 있고, 이사회가 대표이사에게 사채의 금액과 종류를 정해 1년 이내 범위에서 발행을 위임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첫 사모사채 발행을 위한 제도적 근거를 정비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행이 운용 규모 확대에 맞춰 조달 수단을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PE는 운용 자산이 커질수록 회사 차원의 유동성 관리 필요성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현재 운용 중인 펀드가 약 8조원에 이르는 만큼 GP 커밋과 자기자본투자(PI), 크레딧 전략 대응 과정에서 회사 차원의 자금 운용 폭을 넓혀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재무여력도 안정적인 편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작년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76억원, 단기 금융상품은 170억원으로 유동자금만 500억원대에 달한다. 본업인 펀드 운용에서 안정적인 관리보수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연결 영업수익은 912억원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관리보수가 636억원으로 약 70%를 차지한다. 현재 운용 중인 펀드는 약 8조원 규모다.

이번 발행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IB업계에서 PE 자체가 회사채 시장에 나선 전례가 없었다는 점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PE들은 펀드 관리보수와 성과보수, GP 출자금 회수, 배당 등을 중심으로 자금을 운용해 왔고, 운용사 자체가 채권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었다. 벤처캐피탈(VC)까지 범위를 넓히면 IMM인베스트먼트의 발행 사례가 있었지만, PE 기준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발행 시점도 눈에 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초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미리캐피탈 측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고, 이후 미리캐피탈이 최대주주에 올랐다. 최대주주 변경과 정관 개정을 거친 뒤 이뤄진 첫 회사채 발행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작지 않다. 특히 창업주 도용환 회장의 퇴진 이후 곽동걸 부회장 체제에서 이뤄진 첫 자금조달 결정이라는 점도 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모사채 발행이 단순히 200억원을 조달했다는 데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채권발행시장(DCM)에서는 일단 한 번 발행 이력을 쌓으면 향후 만기 도래 시 차환 발행에 나설 수 있고, 채권시장과의 접점을 넓히며 반복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이슈어(발행사)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PE 가운데 실제로 사채 발행이 가능한 외형과 신뢰도를 갖춘 곳이 많지 않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이번 발행은 국내 PE의 자금조달 방식이 한 단계 확장된 사례로 볼 수 있다는 평가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1999년 설립된 국내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다. 스페셜시츄에이션, 그로쓰캐피탈, 크레딧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왔고, 현재 운용 중인 펀드는 약 8조원 규모다. 국내 상장 PEF 운용사 가운데서도 외형과 트랙레코드를 갖춘 하우스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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