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시간 곤 액상스프 거쳐 NASA 기준 클린룸 즉석밥 공정으로
가스스터닝·에어칠링 공법 등, “최고의 맛은 신선한 식재료서 나와”
신선 식배송 ‘오드그로서’ 도입, 농장에서 식탁까지 ‘피크타임’ 준수

전라북도 익산에 있는 하림퍼스트키친(하림산업)과 하림 치킨로드(하림)는 이 한 문장의 식품 철학을 증명하는 거대한 베이스캠프였다. 29일 방문한 축구장 17개 규모(3만 6000평)의 이곳에서 단순한 제조 공장을 넘어 하림그룹이 1978년 황등농장 시절부터 고집해 온 ‘신선함에 대한 강박’과 ‘식품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림퍼스트키친의 문을 열고 가장 먼저 들어선 곳은 K3 ‘라면 키친’이다. 프리미엄 미식을 추구하는 하림의 대표 브랜드 ‘The미식(더미식)’ 제조 공정이 한창인 이곳은 일반 라면 공장과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더미식 라면은 인공적인 분말(가루)스프 대신, 자연 원물을 그대로 우려낸 ‘액상스프’를 고집한다.
현장 관계자는 “진짜 고기와 사골, 야채 등 자연 식재료를 넣고 20시간 동안 직접 고아내 육수를 만든다”며 “이 액상스프는 인공 첨가물 없이도 깊고 진한 맛을 내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발걸음을 옮긴 K2 ‘밥 키친(Bob Kitchen)’은 도정된 쌀이 들어가는 순간부터 물 붓기와 뜸들이기까지 전 과정이 100% 자동화로 움직이고 있었다. 긴 복도로 이어진 밥 키친의 핵심은 단 하나의 먼지도 허용하지 않는 ‘클린룸’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관리 기준과 동일하게 측정될 정도로 깨끗하고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다.
하림은 이 안에서 오직 100% 쌀과 물만 이용해 밥을 지어낸다. 즉석밥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플라스틱 용기 역시 아이들이 쓰는 젖병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용기 자체를 첨단 멸균 배지 안으로 들여보내 밥을 짓는 철저한 공정을 거친다. 종합 냉동제품을 생산하는 K1 키친을 지나면 유통 구조를 혁신하는 ‘FBH(Fulfillment By Harim)’ 물류센터와 연결된다.

하림퍼스트키친의 완성은 결국 유통과 물류의 혁신으로 이어진다. 하림은 식품 제조·생산 현장에 유통, 물류 기능을 직결한 국내 최초의 식품물류 혁신 공간인 ‘FBH’ 시스템을 통해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특히 현장에서 주목한 것은 하림그룹이 새롭게 선보이는 신선 식배송 서비스 ‘오드그로서(ODD GROCER)’다. 오드그로서는 농장에서부터 수확, 도축, 도계의 순간부터 소비자 식탁에 이르는 전 과정을 관리하는 소비자 직거래 마켓의 핵심 시스템이다. ‘오늘 준비된 최고의 맛을 드립니다’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식재료가 가장 맛있고 신선한 순간인 ‘피크타임(Peak Time)’을 소비자에게 배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중간 유통 단계를 제거해 비용을 줄인 하림은 물류센터 내에서 충진재, 쿨링팩, 드라이아이스까지 직접 제조하며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상온 제품(즉석밥)과 냉동·냉장 제품을 한 상자에 담아 동시에 배송할 수 있는 인프라 역시 FBH가 가진 독보적인 경쟁력이다.

이어진 하림 치킨로드 현장에서는 하림이 왜 대한민국 닭고기의 대명사가 되었는지 자부심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육부터 공정 처리까지 일관화된 시스템은 철저하게 ‘닭의 스트레스 최소화’와 ‘신선도 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대표적인 비법이 ‘가스스터닝(Gas Stunning)’과 ‘에어칠링(Air Chilling)’ 공법이다. 하림은 전기충격이 아닌 가스를 이용한 가스스터닝 방식으로 닭에게 오는 스트레스를 극한으로 낮춰 연하고 부드러운 육질을 유지한다. 이어 도축 후에는 물에 담그는 대신 차가운 공기로 2도까지 급속 건조해 살균하는 에어칠링 공법을 적용해 미생물 오염을 원천 차단하고 신선함을 잡았다. 사육 농가와 공장이 인접해 있어 닭을 가장 신선한 상태로 운반·처리하는 전 과정은 ‘신선함이 곧 최고의 맛’이라는 하림의 신념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