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보다 온도’⋯HBM5 승부처 된 냉각 기술 경쟁

입력 2026-05-2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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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5 선행 기술 공개로 주도권 승부
GPU 성능 경쟁에 HBM 발열 한계 직면
엔비디아도 ‘속도’보다 열 관리 요구

▲SK하이닉스가 공개한 `iHBM 설루션` 개념도.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공개한 `iHBM 설루션` 개념도. (사진=SK하이닉스)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의 핵심 축이 ‘속도’에서 ‘온도’로 이동하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 급격히 높아지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적층 단수까지 증가하면서 발열 제어 능력이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6세대(HBM4)를 넘어 8세대(HBM5)부터는 단순 대역폭 경쟁보다 냉각·전력 효율 경쟁이 수주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AMD 등 AI 반도체 고객사들은 최근 HBM 공급사에 단순 성능 향상보다 발열 관리와 전력 효율 개선을 더 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메모리와 패키지 전체에서 발생하는 열이 데이터센터 운영 안정성과 직결되고 있어서다.

특히 HBM은 적층 구조 특성상 단수를 높일수록 내부 열이 빠져나가기 어려워진다. 5세대(HBM3E) 이후 제품부터는 발열 증가가 본격적인 기술 한계로 지목되고 있으며 차세대 HBM으로 갈수록 냉각 기술 중요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HBM 경쟁 구도가 단순 메모리 제조 경쟁에서 첨단 패키징과 열 제어 기술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메모리 업체들은 실리콘관통전극(TSV) 적층 기술뿐 아니라 저전력 설계, 패키지 구조 개선, 방열 소재 적용 등을 동시에 강화하는 분위기다.

이런 흐름 속에서 SK하이닉스가 공개한 ‘iHBM’ 기술은 단순 발열 개선을 넘어 차세대 HBM 주도권 경쟁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HBM 패키지 내부에 냉각 요소(ICE)를 넣어 열 방출 경로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열저항을 30% 이상 낮췄다. 주목되는 점은 SK하이닉스가 아직 HBM4E 양산 전 단계임에도 HBM5 적용 기술을 먼저 공개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 등 빅테크 고객사를 겨냥해 차세대 AI 서버 대응 로드맵을 선제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해석한다.

경쟁사들도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에서 하이브리드 본딩과 저전력 설계를 강화하며 발열 저감과 성능 개선을 동시에 추진 중이고, 미국 마이크론 역시 저전력 HBM을 앞세워 AI 서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 3월 ‘GTC 2026’에서 AI 팩토리의 전력·발열 솔루션을 담당하는 폭스콘 등 AI 인프라 기업 부스를 찾은 것도 업계가 성능 경쟁 못지않게 열관리 기술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BM은 이제 속도만 빠르다고 되는 시장이 아니다”라며 “AI 서버는 발열과 전력 문제가 곧 운영비와 직결되기 때문에 고객사들도 냉각 기술을 매우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이어 “차세대 HBM 시장에서는 성능과 수율, 전력 효율, 열 관리 기술이 모두 맞물려 경쟁력이 결정될 것”이라며 “HBM5 적용 기술을 먼저 공개한 것 자체가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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