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 사이의 사소한 다툼이 학교폭력 신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처음 연락을 받은 부모라면 당황스러운 마음이 앞서기 마련입니다. 정소연 중앙N남부 공동법률사무소 변호사와 함께 학교폭력 절차, 어디까지 알고 대비해야 하는지 살펴봤습니다.
Q. 아이들끼리 장난치다 다친 것도 학교폭력에 해당하나요? 괴롭히려는 의도가 없었는데도 신고가 가능한가요?
A. 괴롭히려는 의도가 없는 단순 장난이었다고 해도, 피해 학생이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겪었다면 학교폭력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법률상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폭행, 협박, 상해, 명예훼손,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등에 의해 신체·정신·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모든 행위를 말합니다. 장난과 폭력을 가르는 기준은 ‘가해자의 의도’가 아니라 ‘피해 학생이 느낀 고통의 무게’입니다. 따라서 ‘친해서 장난친 것뿐’이라는 주장만으로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우선 학교에 어떤 행위로 신고가 접수됐는지 정확한 사실관계부터 파악하셔야 합니다.
Q.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이 조사를 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현재 퇴직 경찰, 퇴직 교원, 청소년 상담 전문가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 조사관이 학교폭력 조사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전담 조사관은 잘잘못을 판단하거나 조치사항을 결정하는 사람이 아닌, 사실을 조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조사가 예정돼 있다면 아이를 혼내거나 비난하지 말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차분하게 들으면서 순서대로 정리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은 겁이 나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만 말하거나 사실을 축소할 수 있으므로, 감정을 다독여 주면서 사실 위주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가 열린다고 합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A. 학폭위 심의 일정과 피해 학생의 구체적인 주장이 담긴 ‘심의 참석 안내문’을 받으셨을 것입니다. 안내문에 적힌 피해 주장은 전담 조사관이 작성한 사안 조사 보고서와 학생 확인서 등을 기반으로 작성된 핵심 행위들입니다. 이는 가해 학생이 주장하는 사실관계와 다를 수 있으므로 해당 사안을 인정하는지 여부와 피해 주장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구별해 둬야 합니다. 피해 주장 사실이 실제 자녀의 행동과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야 합니다. 또 잘못을 인정하는 사안이라면 서면 사과문이나 부모님의 선도다짐서 등을 준비해 제출함으로써 최대한 교육적 처분이 내려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작성한 의견서나 첨부서류 등은 학폭위 교육지원청에 우편 또는 이메일로 제출하실 수 있습니다.
Q. 학폭위 조치가 결정되면 무조건 생활기록부(생기부)에 기재되나요?
A. 학폭위에서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그에 따른 조치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이때 학폭위는 학교폭력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반성 정도, 화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호부터 9호까지의 조치를 결정합니다. 1호(서면 사과), 2호(접촉 금지), 3호(학교 봉사) 처분의 경우 학폭위에서 정한 기한 내 성실히 이행하고 다른 학교폭력 사건으로 다시 처분받지 않는다면 생기부 기재가 유보됩니다. 그러나 4호(사회봉사) 이상의 처분은 생기부에 기재됩니다.
Q. 학폭위 심의 이후에는 어떻게 되나요?
A. 심의일로부터 1~2주 이후 조치사항이 우편으로 통보됩니다. 동시에 학교에도 조치결정이 전달되며, 학교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를 집행하고 이를 생기부에 기재합니다.
만약 결정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판단되면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불복 절차를 밟더라도 이미 개시된 조치사항의 집행이 자동 정지되지는 않습니다. 처분의 이행을 미루기 위해서는 별도로 집행정지를 신청해야 합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단순히 가해 학생을 처벌하기 위한 법이 아닙니다. 법의 실제 목적은 학생의 보호와 건전한 성장, 교육적 회복에 있습니다. 학생들 모두가 안전한 교실을 만드는 주체로 설 수 있도록 사회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 정소연 변호사
정소연 변호사는 제49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39기)에 합격하여 2010년 변호사로 개업한 이후 2012년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국선전담변호사, 2018년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보호정책과장, 2022년 법무부 인권국 인권정책과장으로 근무하고 현재 중앙N남부 공동법률사무소 변호사이다. 현재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을 맡고 있으며 형사, 소년, 가사, 노무 등의 사건을 주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