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밭 갈아엎는 농민들…정부는 2000톤 수출로 가격 방어

입력 2026-05-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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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대만 등 동남아에 햇양파 수출 지원
단수 늘며 공급과잉 우려…조생종 격리 이어 비축 확대도 검토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길이 5월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연 '농산물값 폭락·산지폐기 중단·공정가격 보장 및 송미령 장관 해임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길이 5월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연 '농산물값 폭락·산지폐기 중단·공정가격 보장 및 송미령 장관 해임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양파 풍년이 농가에는 가격 폭락의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재배면적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작황이 좋아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크게 늘면서 산지 가격이 흔들리고 있다. 일부 농민들이 수확을 포기하고 밭을 갈아엎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정부는 국내 시장에 몰릴 물량을 해외로 돌려 가격 하락 압력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6년산 양파 공급과잉에 대응해 대만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국산 햇양파 2000톤 이상 수출을 지원한다고 20일 밝혔다.

올해 양파 재배면적은 1만7609㏊로 지난해보다 0.4%, 평년보다 1.8% 줄었다. 겉으로는 과잉 생산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문제는 생산단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5월 전망 기준 중만생종 양파 생산단수는 10a당 7186~7456㎏으로 지난해보다 1.2~5.0%, 평년보다 4.9~8.8%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가격 약세는 이미 조생종 출하 과정에서 확인됐다. 정부는 저장성이 낮은 조생종 양파 368㏊를 시장에서 격리했지만 산지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생산자단체는 최근 경남 함양, 경북 김천, 전북 완주, 전남 무안 등 주요 산지에서 양파밭 갈아엎기 투쟁에 나섰다. 양파 가격이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지자 수확을 포기한 농민들이 직접 트랙터를 몰고 밭을 갈아엎은 것이다. 한 농민은 “자식같이 키운 양파 갈아엎는 심정을 누가 알겠습니까? 하늘이 무너지고, 눈앞이 깜깜합니다”라며 “농민들은 생산비도 건지지 못해 하늘만 쳐다보고 있습니다”라고 토로했다.

산지의 가격 방어 요구가 커지자 정부는 국내 시장에 한꺼번에 몰릴 물량을 해외로 돌리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정부가 꺼낸 수출 카드는 단순한 재고 밀어내기보다는 고품질 햇양파의 해외 판로를 확보하는 데 맞춰졌다. 농식품부는 수출 경험이 있는 농협과 유통법인이 확보한 상등급 양파를 대상으로 선별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가격 경쟁력을 고려하면 주력 시장은 대만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이 될 전망이다. 강선욱 함양농협 조합장은 “현재 국내산 양파 가격 감안 시 일부 지원이 이뤄진다면 대만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양파 수출은 크게 위축돼 있었다. 국내산 양파 수출량은 2020년 5611톤, 2021년 1만673톤까지 늘었지만 2023년 514톤, 2024년 58톤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도 467톤에 그쳤다. 올해 2000톤 이상 수출 지원은 부진했던 해외 판로를 다시 넓히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다만 수출만으로 가격 하락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양파는 생산량이 조금만 늘어도 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대표적인 노지채소다. 공급과잉 때마다 산지 폐기와 할인행사에 기대는 방식으로는 농가 불안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이번 수출을 계기로 안정적인 해외 수요를 확보하려면 선별·저장·검역·물류 체계를 함께 정비해야 한다.

농식품부는 해외시장 수요가 확인되면 농협경제지주와 협력해 수출 물량을 대폭 확대하고, 고품질 양파 경쟁력 제고 방안 연구용역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수출 지원과 함께 라이브 커머스, 할인행사 등 소비촉진도 병행한다.

서준한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국내산 양파 수급안정을 위해 저장성이 없는 조생종 양파 총 368㏊는 시장격리 완료했고, 중만생종 정부수매비축 확대 등 검토와 함께 소비촉진 캠페인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산지농협 및 유통법인들도 홍수 출하를 당분간 자제하는 등 출하조절에 적극 동참해 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9일 전북 익산원예농협 온라인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라이브 커머스에 '일일 쇼호스트'로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9일 전북 익산원예농협 온라인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라이브 커머스에 '일일 쇼호스트'로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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