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나눠달라”는 노조 요구…전문가들 “주주권과 충돌”

입력 2026-05-1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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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행동연구원, 삼성그룹 사례 중심의 파업 이슈 좌담회 개최

▲주주행동연구원은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주 관점에서 본 최근의 파업 이슈: 삼성그룹 사례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정무권 국민대 경영대 교수, 이승길 한국ILO협회 회장,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강원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주주행동연구원 원장,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강승훈 인하대 바이오제약공학과 교수 (이상민 기자 imfactor@)
▲주주행동연구원은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주 관점에서 본 최근의 파업 이슈: 삼성그룹 사례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정무권 국민대 경영대 교수, 이승길 한국ILO협회 회장,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강원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주주행동연구원 원장,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강승훈 인하대 바이오제약공학과 교수 (이상민 기자 imfactor@)

최근 삼성그룹 계열사의 파업 이슈가 기업 내부 갈등을 넘어 국가 경제와 산업 경쟁력 문제로까지 확산되면서 노사 갈등을 주주 관점에서도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노조가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방식에 대해 주주 권리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주주행동연구원 주최로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주 관점에서 본 최근의 파업 이슈: 삼성그룹 사례를 중심으로’ 간담회 참석자들은 이러한 의견을 내놨다.

최근 국내 주요 기업에서는 노조 파업과 임금 협상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2025년 SK하이닉스 임금 교섭을 시작으로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카카오,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에서 임금과 성과급 체계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갈등이 단순한 기업 내부 문제가 아니라 주주와 근로자, 경영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충돌로 이어지고 있으며 국가 경제와 산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제도화하자는 요구에 대해서는 “본질적으로 주주 몫인 이익 구조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영업이익은 본질적으로 주주 자산”

이날 좌장을 맡은 강원 주주행동연구원 원장(세종대 경영학부 교수)은 영업이익의 성격 자체가 본질적으로 주주에게 귀속되는 이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강 원장은 “영업이익에서 이자와 법인세 등을 제외하고 남는 이익은 본질적으로 주주 몫이다. 회사가 내부 유보금으로 보유하더라도 결국 주주의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원장은 “추가 보상 차원에서 성과급을 지급할 수는 있지만 일정 비율을 고정적으로 가져가도록 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지적하며 “회계 원칙상 노동·서비스·원재료 공급 등에 대한 비용을 먼저 지급한 뒤 남는 이익이 주주와 채권자에게 돌아가는 구조. 이 같은 원칙은 세법 체계에도 반영돼 있다”고 강조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방식 역시 회사법 관점에서는 매우 낯선 개념”이라며 “영업이익은 이미 인건비와 판관비 등을 제외한 이후의 이익인데 이를 주주 배당 이전 단계에서 우선 배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법이론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무권 국민대 경영대 교수는 “영업이익은 단순한 회계 수치가 아니라 주주가치와 직결되는 핵심 지표”라며 “성과급이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되면 설비 투자나 연구개발, 배당 재원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생명과 직결 바이오, 파업 리스크 큰데…“현행법으론 공장 유지 어려워”

바이오산업의 경우 파업이 산업 전반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강승훈 인하대 바이오제약공학과 교수는 “제약·바이오 산업은 대표적인 규제 산업으로 생산 차질이 환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바이오의약품은 연속 생산이 중요한데 제조 공정이 중단되면 품질 저하 가능성까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 구조 특성상 글로벌 신뢰 훼손 가능성도 언급됐다. 강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 의약품을 위탁 생산하는 CDMO 사업 모델이기 때문에 신뢰가 핵심”이라며 “단순히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고객사 간 문제를 넘어 글로벌 제약사의 공급 안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승길 한국ILO협회 회장은 “노동조합법 제38조 2항의 보안작업 규정에 따르면 안전 유지와 직결되는 일부 작업은 파업이 제한되지만 바이오산업은 이 부분에 포함돼 있지 않아 현행법상 쟁의행위 기간에는 대체 근로도 제한되기 때문에 실제 생산 현장에서 파업이 발생할 경우 대응 수단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은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연속 공정과 품질 유지가 중요한 산업 특성이 있는데 현행 법체계에서는 이러한 현실적 문제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회사 입장에서는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 파업은 산업 경쟁력 흔들어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장기 파업이 산업 경쟁력 자체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반도체나 바이오 산업은 생산 중단 이후 정상화 과정에서도 숙련된 인력의 경험과 암묵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생산이 반복적으로 멈추고 재가동되는 상황은 기업의 총요소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파업 자체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현재 삼성 상황이 경영 실패나 부실 경영 때문이라고 보기 어려운 만큼 노조 역시 기업의 지속 성장과 책임 공유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 교수는 최근 노조 요구가 경영권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노조가 분할·합병 등 경영권 사안까지 주장하고 있는데 회사법적 시각에서 보면 이는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라며 “단체협약상 노조 동의를 요구하는 구조는 상법상 의사결정 체계를 왜곡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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