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금리 인하 요구
연준 위원 대다수는 인플레 지적
이사직 유지 파월도 변수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상원 본회의에서 워시 차기 의장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이 찬성 54표, 반대 45표로 가결됐다. 이에 워시 후보자는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 임기 종료 후 바로 정식 취임할 수 있게 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당장 다음 달부터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워시는 신임으로서는 역대 어떤 의장도 감당하기 어려울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그중에서도 제일 큰 문제는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워시가 연준이라는 조직을 획기적으로 재편할 기회를 얻기 전까진 인플레이션이 임기 초반을 지배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국 물가상승률은 5년 넘도록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한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이제 이란 전쟁이 이어받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연준 주요 인사들은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점점 더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줄곧 금리 인하를 놓고 충돌했던 만큼 워시로서는 난감해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빠른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연준 내 다수는 여전히 물가 억제를 우선 과제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지난달 FOMC 정례회의 후 공개한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보인다”며 “부분적으로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동 지역의 정세 변화가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구두 개입은 연준 독립성 보호라는 새 과제도 남겼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워시에 대한 인준안은 역대 연준 의장 가운데 가장 박빙으로 통과됐다”면서 “이는 조기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굴복할 수 있다는 민주당 측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짚었다. 민주당에서 워시에 대해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존 페터먼 한 명뿐이었다.
지난주 브루킹스연구소가 연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선 차기 연준 의장의 최대 과제로 ‘백악관으로부터의 통화정책 독립성 유지’가 가장 많이 꼽혔다. 연준에서 25년을 지낸 엘런 미드 듀크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지 않더라도 연준이 옳은 일을 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그건 ‘매파’적 기조를 고수하는 것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저해할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는 것, 필요하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이 퇴임 후에도 이사직은 유지하기로 한 점도 워시의 연준 개혁 드라이브에 새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는 수십 년 만에 일어나는 전례 없는 일로, 설령 파월 의장이 조용히 지내겠다고 약속하더라도 그의 존재 자체는 차기 의장의 정책에 회의적인 연준 위원들이 반발할 수 있는 구심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