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지금 ‘사람다운 사람’을 찾기 힘든 시대를 지나고 있다. 화려한 학벌과 막강한 권력을 가졌으나 공감 능력은 결여된 이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가짜 뉴스와 혐오를 생산하는 이들이 성공의 전형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에듀테크(Edu-tech)의 발달로 지식의 습득은 그 어느 때보다 쉽고 빨라졌지만, 정작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정직을 실천하는 ‘정서적 지능’은 퇴보하고 있다. 알고리즘에 갇힌 확증 편향과 디지털 익명성 뒤에 숨은 비인간적인 공격성은 우리 사회가 심각한 ‘인성 결핍’ 상태임을 방증한다.
공부라는 명목하에 가정의 온기는 사라지고, 청소년과 청년들의 우울증과 불안 장애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무엇을 위한 교육인가? 오직 생존만을 위해 타인을 짓밟고 올라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교육의 본질인가?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교육이 사람을 도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인간’으로 바로 서게 해야한다.
기술이 비약할수록 교육은 더 깊이 인간의 내면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바람직한 인성 교육을 위해 우리는 다음의 세 가지에 집중해야 한다.
첫째,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정체성’의 확립이다. “기술이 모든 답을 내놓는 시대에 나는 무엇으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기계는 가질 수 없는 성찰하는 힘과 실존적 고뇌가 인성 교육의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
둘째, ‘디지털 시민성’과 ‘정직’의 가치 회복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진 오늘날, 비대면 관계에서도 타인을 존중하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실을 가려낼 줄 아는 도덕적 문해력이 필수적이다. 자극적인 말보다 따뜻한 ‘녹색언어(긍정과 공감의 언어)’가 흐르는 교육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셋째, 회복탄력성과 연결의 예절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의 근육을 키워주고,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공동체 의식을 가르쳐야 한다. 진정한 예절은 단순히 형식을 갖추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마음의 실천이다.
인공지능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시대에도,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주고 진심 어린 격려를 건네는 것은 오직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인성 교육은 시대에 뒤처진 낡은 훈계가 아니라, 가장 앞서가는 미래 교육이다. 우리는 이제 아이들에게 ‘기계를 이기는 법’이 아니라 ‘사람과 공존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성공이라는 화려한 이름 뒤에 숨겨진 차가운 괴물보다, 조금은 느리더라도 인간의 따뜻한 향기를 풍기는 사람. 그런 ‘사람다운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마지막 종착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