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 입성 우주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엇갈리는 가운데 우주 인공지능(AI) 솔루션 기업 텔레픽스가 상장 대열에 합류했다. 발사체나 위성체 양산 중심의 우주 기업이 아니라 위성 하드웨어와 AI 기반 데이터 처리 기술을 결합한 기업이라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텔레픽스는 지난달 30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회사는 기술특례상장 트랙을 통해 증시 입성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이 텔레픽스의 행보를 주시하는 이유는 앞선 우주 기업들의 상장 이후 흐름 때문이다. 컨텍, 이노스페이스, 루미르,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등 코스닥 입성 사례는 늘었지만 주가 흐름은 엇갈렸다. 컨텍은 지난해 한때 7000원대까지 밀린 뒤 이날 장중 기준 공모가 2만2500원을 밑돌고 있고, 이노스페이스도 1만5000원대에서 거래되며 공모가 4만3300원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루미르와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는 공모가 대비로는 비교적 선방하고 있지만, 상장 이후 주가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우주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둘러싼 시장의 평가는 아직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못한 모습이다.
주가 변동성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우주 기업 특유의 사업 구조가 있다. 우주 기업은 장기 성장성은 크지만 실적 가시성이 낮고, 단기간에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지표로 기업가치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공모 시장에서도 우주 산업의 성장성 자체보다 실제 수주와 매출 전환,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더 엄격하게 보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텔레픽스는 이 같은 ‘우주 IPO 디스카운트’ 구도에서 AI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회사는 위성 제작과 운용, 위성 데이터 처리·분석 기술을 함께 보유한 우주 AI 솔루션 기업으로 2019년 설립됐다. 지난 1월에는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A·BBB 등급을 받았다. 국내 우주 기업 가운데 AI·빅데이터 분야로 분류된 평가 기준을 통과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기술 라인업도 AI 정체성을 뒷받침한다. 텔레픽스는 우주 환경에서 AI 프로세싱을 수행할 수 있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자체 개발해왔다. 위성 데이터를 지상으로 내려보낸 뒤 처리하는 기존 방식에서 나아가 궤도 위에서 데이터를 선별·분석하는 온보드 AI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하고 있다.
투자자 기반도 상장 과정에서 주목받는 요소다. 벤처캐피탈 업계에 따르면 인터베스트는 지난 3월 텔레픽스에 150억 원을 단독 투자했다. 당시 투자 배경으로는 위성 데이터 기반 AI 기술과 글로벌 사업 확장성이 거론됐다.
글로벌 우주 섹터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는 점은 우호적이다. 특히 스페이스X의 IPO 추진 소식은 우주 산업 전반의 재평가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글로벌 우주 테마에 대한 관심이 국내 공모시장에서 곧바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에 텔레픽스가 상장 이후 기업가치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기술성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텔레픽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약 49억원으로 전년 약 31억원 대비 56%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약 86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우주 AI라는 차별화된 프레임에도 불구하고 위성 양산, 해외 수주, 데이터 분석 솔루션의 매출화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란 의미다.
IB업계 관계자는 “텔레픽스가 ‘우주 AI’라는 차별화 카드로 기존 우주 IPO를 둘러싼 회의론을 얼마나 완화할 수 있을지가 이번 상장의 핵심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