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때리는 금융앱’서 ‘AI 금융비서’로…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의 승부수 [CEO탐구생활]

입력 2026-05-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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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데이터 기반 자산관리 플랫폼…금융·건강 정보 결합
카드추천·대출비교·보험분석까지…초개인화 맞춤 솔루션 강화
하반기 코스닥 IPO 준비…AI 에이전트 기반 성장 전략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는 핀테크 업계 ‘데이터 개척자’로 꼽힌다. 금융사가 가진 정보를 소비자에게 돌려주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이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돕겠다는 문제의식은 뱅크샐러드 창업의 계기였다. 데이터 기반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출발한 뱅크샐러드는 이제 AI를 접목해 이용자들의 금융 의사결정과 실행까지 지원하는 ‘AI 에이전트(금융비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데이터로 금융 선택 바꿨다…창업 철학 된 ‘개인 주권’

김 대표의 관심은 대학 시절부터 '데이터'에 맞춰져 있었다. 당시 사용자에게 각 후보별 공약을 데이터화해 이용자 성향과 맞는 후보를 찾아주는 정치 테스트 어플리케이션을 만든 경험도 있다. 사람들의 의사결정을 감이나 이미지가 아니라 데이터로 돕겠다는 시도였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금융 영역으로 이어졌다. 사람마다 소비 패턴과 금융 상황이 모두 다른 만큼 금융상품 선택 역시 데이터 기반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김 대표는 2012년 레이니스트(현 뱅크샐러드)를 창업하며 데이터 기반 금융 서비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당시만 해도 금융상품 비교 서비스는 단순 금리·혜택 나열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김 대표는 소비자의 실제 소비 습관과 금융 데이터를 분석하면 개인별로 다른 금융 선택지가 나올 수 있다고 봤다. 금융 데이터의 비대칭을 해소해 소비자가 금융사보다 더 유리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 핵심 철학이었다.

뱅크샐러드의 핵심 미션인 ‘Empowering People with Data(데이터로 개인을 강력하게)’도 이런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금융 데이터를 연결·분석해 개인이 데이터의 주체가 되고 이를 기반으로 더 나은 삶과 금융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미다.

카드·대출·보험으로 확장…초개인화 솔루션 고도화

뱅크샐러드는 창립 후 2014년 국내 최초 개인 맞춤형 카드 추천 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단순히 카드 상품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소비 패턴과 카드 혜택을 분석해 가장 유리한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이었다. 2017년에는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수기 입력의 가계부 시장에서 연동기반 자동 가계부를 공개했다. 개인의 흩어진 자산 정보(카드지출, 은행입출금 내역 등)를 보여주고 카테고리별로 소비 패턴을 분석한 가계부 서비스였다.

뱅크샐러드가 ‘뼈 때리는 금융앱’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것도 이 시기다. 개인의 소비 내역과 지출 습관을 세밀하게 분석해 불필요한 소비를 보여주고, 놓치고 있는 금융 혜택을 짚어주는 방식이 이용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후 서비스는 빠르게 확장됐다. 2019년에는 국내 최초 대출 비교 서비스를 출시했고, 이후 보험 분석·신용관리·연금관리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특히 2023년에는 금융데이터와 건강검진 결과를 결합한 보험 보장분석 서비스까지 선보이며 외연을 확대했다. 건강검진 내역 및 연령, 성별, 가족력, 출처 등을 입력하면, 인공지능(AI)이 사용자가 가장 주의해야 할 질병을 안내하고 보험을 분석하는 서비스로 건강과 금융을 결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들 서비스의 공통점은 ‘초개인화 맞춤 솔루션’이다. 개인의 소비·소득·대출·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각자에게 필요한 금융 선택지를 제시하는 구조다. 단순 금융상품 추천을 넘어 데이터 기반으로 개인의 금융 행동 자체를 바꾸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회사는 초기부터 공인인증서 기반 스크래핑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며 모바일 자산관리(PFM) 시장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2024년말 기준으로 1400만 건을 넘어섰다. 단순 인구 수 기준으로 보면 국민 4명 중 1명 수준에 해당하는 규모다.

김 대표는 데이터를 단순 분석 도구가 아니라 고객의 잠재 수요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본다. 뱅크샐러드 내부에서는 이를 ‘고객 집착(Customer Obsession)’ 문화라고 설명한다. 고객이 말하지 않은 문제까지 데이터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금융 앱에서 다소 이례적으로 보일 수 있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도입한 배경에도 “고객의 자산과 건강은 연결돼 있다”는 내부 데이터 분석과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과 건강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야 더 정교한 자산관리와 보험 설계가 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AI 금융비서로 진화…의사결정 넘어 실행까지 지원

최근 김 대표가 집중하는 영역은 인공지능(AI)이다. 단순 금융상품 추천을 넘어 고객 대신 금융 의사결정과 실행까지 지원하는 ‘AI 금융비서’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올해 핵심 성장 전략으로 ‘데이터 기반 금융 AI 에이전트 혁신’을 제시했다.

‘AI 금융비서’는 고객의 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더 유리한 금융 선택과 실행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예컨대 더 낮은 금리의 대출 상품으로 갈아탈 시점을 분석하거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가능성을 판단해 실행 과정까지 돕는 방식이다.

자산관리 영역에서도 AI 활용 범위를 넓힌다. 이용자가 자주 검색하는 상품을 인식해 최저가를 찾아내고, 보유 카드 혜택을 분석해 가장 유리한 결제 수단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장기적으로는 생애주기별 자산관리 서비스로 확장해 대출·카드·보험·PFM을 하나의 금융 솔루션으로 묶겠다는 계획이다.

실적도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뱅크샐러드 매출은 2023년 67억원에서 2025년 259억원으로 2년 만에 약 4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45억원에서 77억원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전년 대비 22%, 이용자당매출(ARPU)은 25% 증가했다.

이 같은 AI 서비스 확대와 실적 개선 흐름은 뱅크샐러드의 하반기 코스닥 IPO와 맞물려 있다. 뱅크샐러드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약 200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지난해에는 IPO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5억 원의 지분투자를 받기도 했다.

상장 이후에는 금융·건강 데이터를 결합한 AI 기반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외연을 넓히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데이터 기반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출발한 뱅크샐러드는 이제 ‘AI 금융비서’ 플랫폼으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반기 코스닥 IPO를 앞두고 데이터 기반 플랫폼을 AI 중심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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