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나눠달라”…성과급 전쟁, 반도체 넘어 제조·통신업계까지 [우리만의 리그에 갇힌 노조]

입력 2026-05-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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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5-10 19: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SK하닉 노사 합의 후 산업계 전반 확산
삼성전자 15%·현대차 순익 30% 요구
통신업계까지 번지며 ‘이익 배분’ 논란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시작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가 자동차·통신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과거 생산성 향상에 대한 보상 성격이 강했던 성과급이 이제는 영업이익과 순이익 자체를 일정 비율로 나누는 ‘이익 배분 구조’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인공지능(AI)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전동화 등 미래 주도권 경쟁이 격화하는 시점에 기업들이 투자보다 내부 배분 압박에 더 크게 흔들리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울산공장에서 사측과 임금협상 상견례를 한 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협 요구안에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함께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담았다. AI 도입 과정에서의 고용 보장과 노동조건 유지 요구도 포함했다. 기아 노조 내부에서도 성과급 기준 강화 요구가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동화 전환과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투자 확대라는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도 노조 요구 수준은 오히려 높아지는 분위기다.

통신업계에서도 유사 움직임은 나타나고 있다. LG유플러스 노조는 최근 영업이익의 30% 수준 성과급 지급 요구안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플랫폼·IT 업계 노조도 실적 기반 추가 보상 체계 도입 요구에 나선 상태다. 반도체에서 시작된 ‘이익 연동 성과급 공식’이 통신·플랫폼 업종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 같은 흐름의 출발점으로는 SK하이닉스 사례가 꼽힌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데 합의했다. 이후 주요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실적이 늘면 이익도 직접 배분해야 한다”는 요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노조 역시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지급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기본급 인상과 별도로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 제도화를 핵심 요구안으로 내세운 상태다.

재계는 기업경영 구조 자체를 흔드는 변수라며 우려하고 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성과급 요구가 제도화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경기 변동과 무관하게 고정적인 이익 배분 압박을 떠안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통신처럼 대규모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R&D)이 필수인 산업일수록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시점이다. 글로벌 산업은 지금 AI 반도체·전동화·데이터센터 경쟁을 중심으로 ‘초대형 투자 전쟁’에 들어간 상태다.삼성전자는 HBM과 첨단 패키징 경쟁력 회복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 현대차그룹 역시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과 전기차 전환에 수십조원 규모 자금을 투입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래 투자 재원과 성과급 재원이 충돌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단기 성과 배분 요구가 장기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산업계에서는 미래 투자 재원과 성과급 재원이 정면 충돌하는 구조가 고착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실적이 좋을 때 일회성 격려금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영업이익이나 순이익 자체를 일정 비율로 배분해 달라는 요구로 바뀌고 있다”며 “성과 공유 개념이 사실상 이익 배분 구조로 이동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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