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지수가 반도체 산업의 기록적인 이익 성장에 힘입어 사상 유례없는 9000선 시대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7.95포인트(0.11%) 오른 7498.00에 거래를 마쳤다. 3월 전쟁의 공포로 한때 5000선까지 위협받기도 했지만 공포를 딛고 4월 한달간 30.61% 올라 6500선을 돌파했다. 이제 코스피는 꿈의 칠천피를 넘어 8000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코스피의 최근 급격한 상승세에도 증권가의 코스피 전망은 더욱 파격적이다.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기업 이익 전망치의 가파른 상향 조정을 반영해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대비 대폭 높여 잡았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목표치를 9000으로, 대신증권은 2026년 타겟을 8800으로 각각 상향 조정하며 시장의 낙관론을 주도했다. 이러한 조정의 핵심 근거는 전쟁 등 대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 상승 속도가 COE(자기자본비용) 상승을 압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증시의 이익 모멘텀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강화되고 있다. 올해 2월 말 이후 5월 초까지 코스피 순이익 전망치는 약 48% 상승했으며, 특히 반도체 업종의 이익 전망은 74%나 급등하며 지수 상승의 강력한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26년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가 연초 135조2000억원 수준에서 최근 276조8000억원까지 두 배 이상 상향되었고, SK하이닉스 역시 113조원에서 204조4000억원으로 눈높이가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가 실적 장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2분기 D램 가격이 기존 전망보다 높은 58~63%, 낸드는 70~75% 수준으로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가격 상승 효과(P)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연내 1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으며, 주가는 이를 선반영해 우상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코스피는 여전히 저평가 국면에 머물러 있다는 진단이다.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66배 수준으로, 이는 코로나19 당시 저점인 7.52배와 유사한 수준이다. 밸류에이션이 과거 평균치로만 정상화되어도 지수의 추가 레벨업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반도체 적정 PER 7배와 비반도체 15배를 적용해 8800선을 도출했으며, NH투자증권은 2027년 기준 PER 9.3배 수준에서 9000 도달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대외 매크로 환경은 우려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쟁 여파로 헤드라인 물가는 출렁였으나, 핵심(Core) 물가가 두 달 연속 예상치를 하회하며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주었다. 또한 외국인 통합계좌 활성화에 따른 수급 개선은 원/달러 환율 안정에 기여하며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 다만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금리 인상 시그널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통화정책의 스탠스 변화는 향후 채권금리 하단을 높이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론 장기적인 리스크 요인도 존재한다. 사모대출(PD) 시장에 대한 케빈 워시 Fed 의장 내정자의 강경한 스탠스 여부와 하반기 예정된 SpaceX, OpenAI 등 초대형 IPO에 따른 나스닥 수급 교란 가능성이 지목된다. 아울러 AI 산업의 경제성
부족이나 안전성 사고로 인한 'AI 캐즘(Chasm)' 발생과 전력 수급 불일치에 따른 발전 지연 등은 주식시장의 추세 전환을 일으킬 수 있는 실질적인 트리거로 꼽혔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 총괄은 "속도에 대한 불편함은 있을 수 있으나 EPS 추정치의 상승 추세를 변화시킬 요인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 시기에 나타났던 안도 랠리의 데자뷔가 2026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실적과 정책이 이끄는 전형적인 실적 장세에 진입했다"며 "단기 과열 해소와 매물 소화 과정은 있겠지만, 실적에 근거한 밸류에이션 정상화 과정 속에서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 행진은 반복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