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제주 4·3 희생자 사후양자 형사보상금 상속 합헌”

입력 2026-05-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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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딸 “과잉금지원칙 위반” 헌법소원…헌재 전원일치 기각
헌재 “친생자 재산권 침해 아냐”…4·3사건법 조항 첫 판단

▲헌법재판소 (이투데이DB)
▲헌법재판소 (이투데이DB)

제주 4·3 사건 희생자의 사후양자도 형사보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29일 4·3 사건 희생자의 친딸이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제주 4·3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18조의2 제2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은 형사보상 청구 당시 민법에 따른 상속인에게 보상금을 지급받을 권리가 귀속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 규정에 따르면 민법상 상속인에 해당하는 사후양자도 보상금 수령 자격을 갖게 된다.

사후양자란 직계비속 없이 사망한 사람의 가계를 잇기 위해 사후에 선정된 양자로, 제사와 묘소 관리를 주된 목적으로 한다. 해당 제도는 1991년 1월 1일부로 폐지됐으나, 그 전에 적법하게 선정된 사후양자는 이후에도 양자 신분을 유지, 친생자와 동일한 법적 지위를 갖는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4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헌법재판관들과 자리해 있다. (뉴시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4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헌법재판관들과 자리해 있다. (뉴시스)

이 사건은 4·3 사건 희생자의 친딸이 재심 무죄판결에 따른 형사보상을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사후양자가 공동청구인으로 참가하자 ‘친생자와 사후양자가 형사보상청구권을 공동으로 상속받게 되므로 과잉금지원칙 등에 위반된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냈다. 그러나 각하되자 이듬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헌재는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해당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형사보상청구권은 형사피고인 등으로서 구금되거나 형의 집행을 받은 자가 무죄판결을 받는 경우에 국가에게 그가 입은 물질적·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라며 “피고인의 피해와 명예를 회복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4·3 사건의 역사적 맥락도 판단 근거로 짚었다. 헌재는 “4·3 사건 희생자로 결정된 사람 가운데 남자가 79.1%, 사건 당시 20대 사망자가 41%에 달한다”며 “직계비속 없는 희생자가 많아지자 제주도에는 자녀 없이 사망한 희생자의 3촌 또는 5촌 조카를 사후양자로 보내 제사봉행 및 분묘관리를 맡게 하는 관습이 존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관습은 친족 공동체가 희생자를 기억하고 애도하는 주요한 방식으로 기능했다”며 “형사보상청구권의 내용과 입법목적, 사후양자의 역할, 제주도의 관습 등을 고려하면 장시간 봉제사와 묘소관리를 통해 희생자를 예우한 사후양자들에 대해 형사보상청구권의 상속권을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친생자의 재산권(상속권)을 침해하지 않으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헌재 관계자는 “사후양자를 포함한 형사보상 청구 당시 상속인에게 형사보상금을 지급받을 권리가 귀속되도록 한 특별법 조항에 대해 헌재가 처음 판단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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