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 쇼크로 국내 소비심리가 잔뜩 얼어붙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공급 차질과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 가중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심화되면서 지난해 4월 이후 1년 만에 장기평균(100)를 하회하며 비관적 전망이 대두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7.8포인트(p) 하락한 99.2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2월(112) 고점을 찍은 이후 두 달 연속 하락한 수치다. 해당 수치가 100을 밑돈 것은 2025년 4월 이후 12개월 만이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주요 지수를 합성한 종합 심리지표다. 장기평균(2003년 1월~2025년 12월)을 100으로 두고 100을 웃돌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세부 항목 별로 보면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생활형편CSI가 91로 전월 대비 3포인트(p) 하락했다. 소비지출전망도 3p 낮은 108에 그쳤고 생활형편전망(92)과 가계수입전망(98) 역시 각각 5p, 3p 낮아졌다.
중동전쟁 장기화 속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 역시 암울했다. 현재경기판단CSI는 전월보다 18p 낮은 68로, 계엄 이슈가 발생한 2024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향후경기전망도 한 달 전 조사보다 10p 낮은 79에 머물렀다. 이흥후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수출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에너지 공급 차질, 여기에 국내외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된 부분들이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물가 우려가 짙어지면서 향후 금리 수준이 현재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확대됐다. 6개월 후 금리 수준을 예상한 금리수준전망(115)은 시장금리와 대출금리 상승,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 등으로 6p 올랐다. 1년 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반등했다. 직전월 100을 밑돌던(96) 주택가격전망CSI는 이달 들어 104로 8p 오르며 반등했다.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9%로 전월보다 0.2%p 상승했다. 3년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동일한 2.6%를 유지했고 5년후는 0.1%p 오른 2.6%로 나타났다.
한은은 정부의 물가 안정화 대책이 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율을 낮추는 데 일부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팀장은 "중동전쟁으로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했음에도 정부의 석유최고가격제나 식료품 가격 안정화 대책 등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안정화된 측면이 있고 기대인플레이션율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3년과 5년후는 한참 뒤의 일인 만큼 주로 1년후 기대인플레이션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