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 반사익 본 석유화학 마진⋯"공급과잉 여전, 구조적 불황”

입력 2026-04-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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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틸렌 스프레드 500달러 돌파
원료 공급 차질에 따른 마진 개선 효과
"일시적 반등…구조적 공급과잉 지속"

중동 전쟁 여파로 석유화학 제품 마진이 급반등하면서 석유화학업계 실적이 단기적으로 개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원료 수급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발 공급 과잉 문제가 여전해 업황의 구조적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19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석화업계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에틸렌-나프타 스프레드는 최근 t(톤)당 500달러를 넘기며 통상 손익분기점인 250달러를 크게 웃돌고 있다. 전쟁 발발 직후에는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스프레드가 마이너스(-)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료 수급 차질이 이어지면서 제품 가격이 더 크게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제품 마진이 개선되며 주요 기업들의 실적도 단기적으로는 개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업계는 이를 구조적 회복 신호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나프타 수급 자체가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여천NCC에 이어 한화토탈이 파라자일렌(PX) 제품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고, 롯데케미칼과 LG화학 등도 불가항력 가능성을 고지했다.

석화업계는 공장 가동률 조정과 원료 다변화를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여수2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롯데케미칼은 여수공장 대정비작업 일정을 3주가량 앞당겨 생산량 조절에 나섰다. 한화토탈은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의 액화석유가스(LPG) 투입 비중을 확대해 가동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도 나프타 대체 수급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제는 공급 차질이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산되며 중소·영세 가공업체들의 원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기초 원료 수급이 흔들리면서 전방 산업으로도 도미노 영향이 현실화하고 있다. 수요 증가에 따른 마진 확대가 아니라 공급 차질에 따른 가격 상승인 만큼 석화업계가 이를 온전히 수익으로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도 시장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3~4월 합성수지 원가 인상분을 일부 축소하고, 7종 원료에 대한 매점매석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중장기적으로도 업황 반등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증설이 내년까지 이어질 예정이어서 구조적인 공급 과잉 문제는 해소되지 못할 공산이 크다. 업계 안팎에선 산업 구조 개편과 고부가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범용 중심 생산 구조로는 중국발 공급 과잉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스페셜티 제품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방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석화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공급 차질로 제품 스프레드가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은 맞지만, 전쟁이 종료되면 다시 중국발 공급 과잉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상황을 계기로 산업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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