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빅파마들이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 만료에도 불구하고 신약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 ‘특허절벽(Patent cliff)’으로 불리던 매출 공백이 다양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상당 부분 상쇄되면서 사업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존슨앤드존슨(J&J)은 14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매출 240억6200만달러(약 35조4000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약 218억9300만달러) 대비 9.9%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업부문별로는 혁신의약품(Innovative Medicine) 부문이 154억2600만달러(22조7000억원)로 11.2%, 메드테크(MedTech) 부문이 86억3600만달러(약 12조7000억원)로 7.7% 증가하며 전반적인 성장세를 이끌었다.
특히 항암 포트폴리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J&J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유한양행의 ‘라즈클루즈’(성분명 레이저티닙·국내 제품명 렉라자) 병용요법은 1분기 글로벌 매출 2억5700만달러(380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1억4100만달러) 대비 82.7% 급증했다.
해당 병용요법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에서 빠르게 처방이 확대되며 차세대 표준 치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빅파마와 협업을 통해 핵심 파이프라인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J&J는 이외에도 다발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성분명 다라투무맙)와 전립선암 치료제 ‘얼리다’(성분명 아팔루타마이드) 등 항암 신약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기존 블록버스터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지난해 특허가 만료된 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Stelara)’의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체 실적이 성장했다.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MSD는 글로벌 매출 1위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HPV 백신 ‘가다실’과 동물의약품 사업 등 다양한 안정적 매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키트루다는 2024년 295억달러(43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회사 전체 매출의 46%를 차지했다. 2028년 주요 시장에서 특허가 만료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노리고 있다. MSD의 1분기 실적은 30일 발표될 예정으로 시장에서는 매출이 약 160억달러(23조5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155억달러) 대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브비는 한때 세계 매출 1위였던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특허 만료로 매출 감소를 겪었지만 후속 면역질환 치료제 ‘스카이리치’(성분명 리산키주맙)와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가 빠르게 성장하며 공백을 대체하고 있다. 애브비는 지난해 1분기 133억4300만달러(19조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는 147억달러(21조6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실적은 29일 발표된다.
글로벌 빅파마의 사업 모델이 단일 블록버스터 중심에서 다수 파이프라인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에는 특허 만료가 실적 급락으로 이어졌다면 현재는 항암·백신·면역질환 등 복수의 성장 축이 이를 분산하는 구조가 자리 잡는 모양새다. 실제로 다수의 글로벌 빅파마가 특허 만료를 앞두고 후기 임상 단계 자산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M&A)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McKinsey & Company)는 지난해 6월 보고서를 통해 “제약사들이 외부 혁신과 후기 파이프라인 확보를 통해 성장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며 “특허 만료 대응의 핵심은 신약 출시 속도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