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간이과세 적용 가능…세금 부담 줄고 신고도 한결 간편해져

국세청이 간이과세 배제지역 기준을 26년 만에 크게 손질하면서 전국 544개 상권의 소상공인들이 간이과세를 적용받을 길이 열렸다. 이에 장사가 예전만 못한데도 여전히 일반과세를 적용받아야 했던 영세사업자들의 부담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국세청은 14일 서울 영등포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세정지원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소상공인 지원방안 8가지를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간이과세 배제지역 정비다. 간이과세는 연 매출이 일정 기준 이하인 영세 개인사업자에게 적용되는 제도로, 일반과세보다 세 부담이 적고 신고 절차도 단순하다. 하지만 일부 전통시장이나 상가, 호텔, 백화점 등에 입점한 사업자는 매출이 적어도 배제지역으로 묶여 있어 간이과세를 적용받지 못했다.

국세청은 이런 불합리를 손보겠다는 취지로 전통시장, 집단상가, 할인점, 호텔, 백화점 등 기존 배제지역 1176개 가운데 544개를 정비했다. 2000년 관련 기준이 시행된 이후 가장 큰 폭의 조정이다.
유형별로 보면 전통시장은 182개 중 98개, 집단상가·할인점은 728개 중 317개, 호텔·백화점은 266개 중 129개가 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전체적으로는 배제지역의 46.3%가 손질된 셈이다.
특히 비수도권 상권에 대한 정비 폭이 컸다. 국세청은 지방 인구 감소와 소비 위축으로 상권이 빠르게 약해진 점을 반영해 비수도권 전통시장 82개 중 57개를 정비했고, 비수도권 집단상가·할인점도 270개 중 191개를 조정했다.
국세청은 유동인구와 상권 규모, 업황, 인근 지역과의 형평성 등을 함께 살폈다고 설명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비슷한 상권인데도 한쪽은 간이과세가 되고 다른 쪽은 안 되는 경우나, 공실과 폐업이 늘어 사실상 상권이 꺾인 집단상가, 관광객 감소로 매출이 줄어든 지방 호텔 등이 대표 사례로 제시됐다.
이번 정비로 해당 지역에 있는 영세사업자 최대 4만 명은 7월부터 간이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세금 부담이 줄어들 뿐 아니라 신고도 지금보다 간편해질 것으로 보인다.
간이과세는 직전 연도 공급대가 합계액이 1억400만원 미만인 개인사업자에게 적용된다. 일반과세자보다 낮은 수준의 세금을 내고, 신고도 1년에 한 번 하면 되는 것이 특징이다.
국세청은 5월 중 새롭게 유형이 바뀌는 사업자들에게 과세유형 전환통지서를 보내고, 7월 초에는 사업자등록증을 발송할 예정이다. 다만 일반과세를 유지하는 편이 더 유리한 사업자는 6월 30일까지 홈택스나 손택스를 통해 간이과세 포기 신고를 할 수 있다.
주의할 점도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에 대해 신고하는 2026년 1기 부가가치세 확정신고는 과세유형이 바뀌기 전 기준인 일반과세자로 신고해야 한다.
국세청은 이날 간담회에서 간이과세 배제지역 정비 외에도 다른 지원책을 함께 내놨다. 매출 10억원 미만 소상공인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 유예, 착한가격업소의 최대 2년 세무조사 유예, 플랫폼 미정산 피해 사업자 세정지원, 환급금과 장려금 조기 지급, 비수도권 세무서 상담인력 확충 등이 포함됐다.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방식도 손본다. 민간 간편인증으로도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할 수 있게 하고, 손택스에서 발급 사실을 알려주는 푸시 알림 기능도 도입할 계획이다.
박정열 국세청 개인납세국장은 “소상공인 세금신고 간소화 등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개선하고, 법령 개정이 필요한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인상 등은 재경부에 개정 건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경기 침체와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세정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