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적금→주식으로 자산 확대⋯학습·투자 성향 강화

최근 10년 내 자산을 축적한 50대 이하 신흥 부자 중 절반가량은 부동산보다 금융투자를 통해 자산을 증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예·적금으로 종잣돈을 마련한 뒤 다양한 투자 방법을 학습해 주식 등으로 자산을 확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 웰스 리포트’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최근 10년 이내 부자 반열에 오른 50대 이하 자산가를 ‘K-에밀리’로 정의하고 이들의 부 형성 과정과 투자 철학을 부자 전체 집단과 비교 분석했다. 에밀리는 2019년 미국 베스트셀러 작가 크리스 호건이 저서에서 ‘큰 부를 쌓은 평범한 사람들’을 지칭하며 사용한 용어에서 따온 개념이다.
K-에밀리의 평균 연령은 51세, 직업군은 회사원·공무원이 3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문직과 기업·자영업 운영도 각각 23%, 24%로 조사됐다.
외형적으로는 ‘평범한 부자’에 가까운 모습이다. 이들 중 44%는 30평형대 이하 ‘국민평형’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평균 가구 소득은 5억8000만원, 총자산은 60억원대에 달했다. 금융자산은 20억원대 중반 수준으로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예·적금 등 안정적인 금융상품으로 종잣돈을 마련한 이후 주식과 해외주식, 벤처 투자 등 금융투자를 통해 자산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했다. 최근에는 금·은 등 실물자산이나 대체투자 비중도 늘리는 등 투자 대상이 다변화되는 흐름이다.
투자 성향 역시 적극적이다. 투자 대상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집중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으며, 실제 이들 10명 중 9명은 투자 전 관련 내용을 충분히 학습한다고 답했다. 특히 AI 앱과 도서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스스로 투자 정보를 습득하고 직접 의사결정을 내리는 비율이 높았다.
인식 변화도 뚜렷했다. K-에밀리의 43%는 ‘돈을 버는 방법으로 부동산보다 금융투자가 더 낫다’고 응답했다. 새로운 투자 유형·방법이 소개되면 남보다 빨리 적극적으로 시도한다고 답했으며, 24%는 대출을 활용해 투자 자금을 마련하는 데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인식 변화는 자산 구조에도 반영되고 있다. 최근 5년간 전체 부자의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63%에서 52%로 감소한 반면, 금융자산 비중은 35%에서 46%로 확대됐다. 부자들 중 39%는 향후 금융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금융자산 확대 의향이 축소 의향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상품 선호도도 변화하는 모습이다. 기존에는 예금 등 안정형 상품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ETF 등 투자상품으로 관심이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기대 수익률도 높아지면서 적극적인 자산 운용 성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황선경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K-에밀리는 과거 사업 성공이나 상속에 의존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관점으로 적극적인 금융 투자를 통해 부를 축적하고 있는 새로운 부자 유형”이라며 “사회의 주요 경제 주체로서 부의 개념을 바꾸고 기존과 다른 부의 형성 방식을 선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