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이란 금융제재 명분 흔들렸다…한은, 멜라트 예치 거부 소송서 패소

입력 2026-05-29 13:31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자금조정예금 예치 거부 책임 인정⋯지연손해금도 지급
대이란 제재 관련 분쟁 속 국내 금융기관 상대 첫 승소

대이란 금융제재를 이유로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의 자금조정예금 예치를 거부한 한국은행 조치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미국 주도의 제재에 동참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거래 제한 조치에도 법적 책임이 따를 수 있다는 판단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는 전날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이 한은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한은은 멜라트은행에 100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

앞서 멜라트은행은 한은이 자금조정예금 이용을 거부해 상당한 이자 손실이 발생했다며 2024년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자금조정예금은 금융기관이 지급준비금 초과 자금을 하루 단위로 예치해 운용할 수 있는 제도다.

멜라트은행은 2019년 6월 한국은행에 100억원을 예치하려 했지만 거절당했고 이로 인해 발생한 이자 손실액이 10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은은 손실 규모가 과도한 데다 자금조정예금은 수익 창출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고 반박해왔다. 하지만 법원은 예치 거부로 손실이 발생했다는 멜라트은행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멜라트은행은 "최종 승소해 손해액 전부를 청구하게 되면 1100억원 이상의 수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멜라트은행과 국내 금융권의 갈등은 2010년 미국의 대이란 제재 강화 국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요구로 그해 9월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고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전면 제재 이후엔 국내 은행에 쌓인 이란 원유 수입대금 약 8조원이 동결됐다. 이 자금은 2023년 미·이란 수감자 맞교환 합의를 계기로 스위스를 거쳐 카타르로 이전되며 일단락됐지만 제재 이행 과정에서 발생한 개별 손실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이어지고 있다.

멜라트은행은 앞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한국에 예치된 자금이 동결돼 수십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우리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최종 패소한 바 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대이란 금융제재를 이유로 한 거래 제한 조치에 국내 법원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로 남게 된다.

한은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대이란 금융제재를 이유로 한 거래 제한 조치에 국내 법원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로 남게 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판결 내용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항소 여부 등을 포함해 향후 대응 방향을 신중히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싸이, '흠뻑쇼' 광주 공연 불발?⋯광주월드컵경기장 "잔디 훼손 우려"
  •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 11.6%…지선 기준 역대 최고
  • LG전자, 흉기난동 사건에 공식 입장⋯“가해자 해고·괴롭힘 주장 사실 아냐”
  • 삼성전자 보통주·우선주 시총 2000조 돌파…‘국민주’ 몸값 새 역사
  • 젠슨 황 다음주 방한…7개월 만에 ‘2차 깐부회동’ 주목
  • 연봉 14억 아빠 백수로…일본 챗GPT 상담 후폭풍, 한국은?
  • 단독 대이란 금융제재 명분 흔들렸다…한은, 멜라트 예치 거부 소송서 패소
  • 회색 넥타이 맨 李대통령, 첫 날 사전투표…"반만 찍혀도 괜찮나"
  • 오늘의 상승종목

  • 05.2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8,680,000
    • +0.14%
    • 이더리움
    • 2,981,000
    • -0.03%
    • 비트코인 캐시
    • 450,000
    • -0.75%
    • 리플
    • 1,951
    • -0.56%
    • 솔라나
    • 121,600
    • -0.25%
    • 에이다
    • 344
    • -0.86%
    • 트론
    • 508
    • -2.87%
    • 스텔라루멘
    • 328
    • +7.54%
    • 비트코인에스브이
    • 20,300
    • -0.1%
    • 체인링크
    • 13,310
    • -0.22%
    • 샌드박스
    • 102
    • +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