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7일과 8일 이틀간 세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우리 군 당국은 첫날 발사 사실을 몰랐을 수 있다는 일부 전문가의 분석이 10일 나왔다. 북한이 ‘악마의 무기’라 불리는 집속탄두 실험까지 해가며 도발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군의 대비태세에 대한 우려섞인 평가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8일 오전과 오후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해당 사실을 발표했다. 합참은 이날 북한이 오전 8시 50분쯤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 발을 발사해 240km 비행 후 동해상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오후 2시 20분에도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또다시 발사해 700km 비행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북한이 7일 발사한 발사체에 대해서는 발표 시점과 내용 등 대응이 달랐다. 합참은 발사체 발사가 이뤄진(7일 오전) 이튿날이 돼서야 해당 사실을 밝혔다. 탄도미사일 여부도 확답하지 못했다. 장도영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발사체가 동쪽 방향으로 비행하다가 발사 초기 이상 징후를 보이며 소실됐다”며 “비정상적인 발사가 이뤄져 분석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8일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이 7일과 8일 다수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했다. 장 실장은 인도태평양사령부와 달리 우리 군은 왜 확인이 어렵냐는 질문에 “분석 중에 있다”고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일각에서는 7일 군 당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포착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은 “우리 군이 7일 발사 추적에 실패한 것”이라며 “실패한 발사라도 추적에 성공을 했으면 북이 발사체를 쐈는데 실패했고, 분석 중이라고 발표를 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우리 군은 과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패 사실을 바로 공개했다. 합참은 2022년 3월 16일 북한이 오전 9시 30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쐈지만 20㎞ 미만 고도에서 폭발했다고 당일 밝혔다. 2023년 5월 31일에도 북한 군사정찰위성 운반 로켓 천리마-1형이 비정상으로 추진력을 상실해 서해에 추락했다고 발사 약 2시간 만에 발표했다.
한 전직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파악할 수 있는 건 특정 고도 이상으로 올라와서 레이더에 잡혀야 하는데 이번에 포착을 못한 것으로 본다”며 “실패해서 특정 고도에 도달하지 못했거나 원래 낮게 날아가는 순항미사일일 수도 있는데 (포착 실패로) 우리 측에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합참이 탄도미사일인지 순항미사일인지 말을 못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초기 발사 사실을 알았다면 추적에 실패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우리 군이 며칠째 탄도미사일 여부조차 확인을 못하는 사이, 북한은 도발 위협 강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1가(KN-23)’에 집속탄두를 탑재해 발사하는 실험을 했다고 9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6~8일 사흘에 걸쳐 중요무기체계들에 대한 시험을 진행했다”며 “지상대지상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가‘형의 산포전투부로 6.5~7ha의 표적지역을 초강력 밀도로 초토화할 수 있다는 것을 확증하였다”고 전했다. 산포전투부는 탄두로 집속탄을 장착했다는 의미로, 집속탄은 탄두 안에 수많은 자탄이 들어 있어 폭발과 동시에 넓은 지역에 무차별적 파괴를 가한다.
KN-23은 초음속으로 날면서 변칙 기동을 통해 궤도를 바꾸기 때문에 요격이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여기에 집속탄을 장착하면 인구밀집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ㆍ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방공망인 아이언돔을 뚫은 집속탄의 위력을 보고 북한이 실험에 나섰다는 관측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