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 금융통화위원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금통위는 이견없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인 연 2.50%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이란 전쟁 이슈로 경제상황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아울러 이번 금통위가 이창용 총재의 마지막 금통위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채권시장 관심은 이번 금통위가 매파적(통화긴축적)일 것이냐는데 쏠려있는 것 같다. 최근 반도체값 급등과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에 물가상승 압력이 커졌다는 점에서 물가전망 상향조정 가능성을 내비칠 공산이 크다. 이같은 점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번 금통위는 매파적일 수 있겠다.

국제유가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시한이 임박했던 이달 6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109.77달러를 기록해 2022년 7월 이후 3년9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올들어 이달 8일까지 브렌트유 평균가격은 70.38달러에 달한다. 한은 경제전망 전제치인 올 상반기 65달러를 훌쩍 뛰어넘고 있는 중이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를 기록해 지난해 12월(2.3%)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기간 기대인플레이션도 2.7%를 보여 작년 4월(2.8%) 이후 가장 높았다. 시계를 넓혀 올 1분기(1~3월) 중으로 보면, 소비자물가는 2.1%,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는 2.2% 상승했다. 이를 올 2월 한은 분기 전망치와 비교하면 소비자물가는 부합한 셈이나 근원인플레는 0.1%포인트 더 오른 것이다.
미국 이란 전쟁발발 전부터 물가상승 압력이 불거지고 있었던 셈이다. 전쟁 이후 국제유가 급등을 반영하기 시작하는 2분기부턴 물가가 더 오를 수밖에 없겠다.
반면,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관망세가 짙을 것으로 본다. 중동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빠른 집행을 약속하면서 상쇄할 것으로 보여서다.
앞서, 정부는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도 빠른 통과를 약속 함에 따라 10일 통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네덜란드계 글로벌 금융그룹 ING는 이번 추경이 성장률 하방 위험에서 0.2%포인트를 상쇄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번 금통위는 매파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우선, 중동발 전쟁에 채권시장 불안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쟁 발발 이후 정부와 한은은 채권·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이중 채권부문만 보면, 한은은 지난달 10일 3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했다. 매입 5개 종목 모두를 국고 3·5·10년 지표물과 국채선물 3·10년 바스켓물로 채우는 고강도 시장개입이었다.
재정경제부도 지난달 27일과 이달 1일 두차례에 걸쳐 총 5조원 규모의 긴급 국고채 바이백을 실시했다. 4월 국고채 발행계획을 전례없이 장중에 발표해 시장에 영향을 주고자 했다. 이번 추경이 통과되면 2021년 이후 5년만에 국채 순상환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 총재의 기자회견도 이같은 맥락과 궤를 같이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총재 임기가 이달 20일 끝난다.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임기와 한은 기준금리 정책을 비교해보면, 통화정책이 금리로 변경된 1999년 이후 단 한 차례도 기준금리 변경이 없었다. 임기를 마치는 입장에서 향후 방향성을 강하게 밝히기보단, 후임자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월 금통위에서 첫 도입된 점도표 발표가 이번 금통위에서는 없다. 다만,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들의 의견을 밝히는 한은판 포워드 가이던스는 점도표 도입 중간단계로 계속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3개월 시계로 밝혀왔던 포워드 가이던스가 2월 금통위부터 6개월로 바뀐 바 있다. 2월 포워드 가이던스에서는 6개월내 금리인상이 한 명 있었고, 3개월내에서는 없었다. 인상 의견이 3개월내로 들어온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포워드 가이던스도 중립적으로 받아드려질 공산이 크다.
또, 신성환 금통위원이 5월12일, 유상대 부총재가 8월20일 각각 임기를 마친다. 총재를 포함한 7명 금통위원 중 3명이 바뀔 예정이라는 점에서 이번 포워드 가이던스의 무게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