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보고서도 공시도 제각각…가상자산 거래소 검증체계 수술대

입력 2026-04-0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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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보고서부터 홈페이지까지…거래소별 공개자료 제각각
검증 방식·정보량·공개 시점 달라 단순 비교 한계
금융위, 월별 실사·공시 확대 추진…현장 부담도 변수

(구글 노트북LM)
(구글 노트북LM)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공개자료를 통해 고객 예치금과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내놓고 있으나, 공개 채널과 주기, 정보량이 제각각이어서 거래소별 자산 보유 현황을 동일 기준으로 비교·검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위원회는 외부 실사 주기 단축과 공시 범위 확대를 통해 이를 제도화할 방침이지만, 거래소 현장에서는 이에 따른 실무 부담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일부 거래소는 실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 감사보고서, 홈페이지 공개자료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고객 예치금과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제시한다. 다만 자료 성격과 공개 방식이 제각각이어서 투자자가 각 거래소의 자산 보유 상태를 한눈에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실제로 최근 실사보고서를 보면 업비트는 단순 수량 대사를 넘어 소액 이전 테스트와 전자서명 검증까지 포함한 실사 절차를 제시했다. 빗썸은 원화 예치금 초과 예금 보유 현황과 교환유보금·회사 운영자금의 구분관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코빗은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개한 뒤 핵심 수치 위주의 압축된 보고서로 보완했고, 코인원은 고객 예치 가상자산 외에 교환유보금과 회사 고유재산의 구분관리까지 검증 항목에 넣었다. 코인마켓 거래소인 포블은 보유 자산과 함께 보관 방식, 보유 비중을 제시했다.

같은 ‘실사보고서’라는 이름이어도 검증 범위와 정보량이 거래소마다 다른 것이다. 금융위원회가 6일 제도화 방침을 밝힌 배경도 여기에 있다. 금융위는 외부 회계법인을 통한 실사 주기를 현행 분기별에서 월별로 줄이고, 실사 결과 공시 범위도 가상자산 종목별 지갑 및 장부상 보유 수량까지 넓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처럼 거래소별 공개 채널과 방식이 제각각인 구조로는 이용자 자산 보유 현황을 일관되게 비교·검증하기 어렵다고 보고, 자율 공시 중심 체계를 표준화된 제도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한편, 해외에서는 2022년 FTX 파산 이후 거래소 준비금 증명(PoR) 체계 도입이 빠르게 퍼졌다. 거래소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수준을 넘어, 이용자 예치 자산 보유 현황을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요구가 커진 영향이다. 거래소 신뢰를 확보하려면 자산 보유 현황을 검증 가능한 형태로 공개해야 한다는 인식도 함께 확산했다.

주요 글로벌 거래소들은 준비금 증명을 신뢰 경쟁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한다. 바이낸스와 크라켄, 오케이엑스(OKX) 등은 정기 보고서 발행과 온체인 자산 공개 범위 확대에 나섰고, 일부는 외부 감사와 내부 통제 체계 강화도 병행했다. 다만 준비금 증명만으로 거래소 건전성을 완전히 입증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체인상 자산 공개만으로는 부채와 운영 리스크, 내부통제 수준까지 모두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거래소 현장의 실무 부담은 과제로 남는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실사를 한 차례 진행할 때마다 여러 부서가 길면 2주가량 전념해야 하고, 자동화 범위를 넓히지 않으면 사실상 관련 부서가 상시 대응에 가까운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유 자산 공시는 투자자 보호와 직결되는 만큼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부담이 있더라도 인력과 비용을 늘려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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