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발 지정학적 긴장이 정점을 통과하며 증시가 극심한 저평가 구간인 '딥밸류(Deep Value)'에 진입함에 따라 공포를 활용한 주도주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43.25포인트(2.74%) 오른 5377.30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가 상승한 가운데 증권업계는 딥밸류 구간에 돌입했다는 분석과 과거 사례를 통해 증시 회복 조건 등을 짚었다.
이번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인한 S&P500 지수의 하락 기간은 최저점 기준 21일을 기록하며 1970년대 이후 발생한 주요 지정학적 위기 중 네 번째로 길었다. 하락폭 역시 -7.8%에 달해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 유사한 수준의 충격을 안겼다.
삼성증권은 증시 회복의 핵심 조건으로 경기 침체 동반 여부를 꼽았다.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위기 발생 6개월에서 1년이 경과한 시점에는 65~71%의 확률로 이전 주가를 회복했으나, 이는 실물 경제로의 위기 전이가 차단되었을 때 가능한 수치다. 단순히 최근의 자극적인 뉴스에 매몰되는 '가용성 편향'이나 '최근성 편향'에 빠져 과도한 패닉 매도에 나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전쟁 발발 전 글로벌 매크로 환경이 매우 양호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회복 조건이다. 전쟁 직전 경기 침체 확률은 매우 낮은 수준에서 오히려 더 낮아지고 있었으며, 장기적인 디스인플레이션 기조 속에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를 예고하던 상황이었다. 이런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실물 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 완충 지대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됐다.
대신증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통해 2~3주 내 철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이제 매크로 지표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부과 입법 등으로 원자재의 물리적 공급 차질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회피했다는 평가다. 특히 오는 10일 발표될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향후 증시 향방을 결정할 주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선행 주가수익비율(P/E) 7.65배 수준까지 하락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극대화된 상태다. 대신증권은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는 개선되고 있으나 주가만 과도하게 하락하며 실적과 주가 간의 괴리가 크게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출구 전략을 찾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동성은 공포를 활용한 매수 기회라는 관점이다.
이에 따라 변동성을 활용한 주도주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익 전망 개선세가 뚜렷함에도 주가가 크게 밀린 반도체, 2차전지(화학, IT가전), IT하드웨어 등 기술주 중심의 비중 확대가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7일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와 10일 한국은행 금통위 등이 국내 펀더멘털의 회복 강도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 이라는 전망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위험이 통제 가능한 수준 내에서 관리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글로벌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주요 기관들이 이번 충격 이후 12개월 내 경기 침체 확률을 30~50%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전후 에너지 가격 등 객관적 데이터를 전망하며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동 사태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지표에 즉각 반영되며 일시적인 해석의 혼란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현재 코스피는 과도한 공포가 반영된 저평가 구간인 만큼, 지정학적 노이즈가 제거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동성을 주도주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