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공포 누그러졌지만…‘에너지ㆍ화학’株, 호르무즈발 원료 수급 불안감↑

입력 2026-03-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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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급락 딛고 3.84% 반등
이달 들어 10.53% 하락
시총 19조7554억원 증발

▲구글 노트북 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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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국내 에너지ㆍ화학 산업 취약한 공급망을 흔들고 있다. 전쟁 공포 완화에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소폭 반등했지만, 현장에선 나프타 수급 불안이 생산 차질로 번지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에너지·화학 지수’는 1640.43으로 전날 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3.84% 상승했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폭격 보류 발언, 국제유가가 11% 가까이 급락한 영향이다. 개별 종목별로는 LG화학 8.28%, SKC 6.62%, HD현대 6.03%, SK이노베이션이 4.26% 올랐다. 반면 OCI홀딩스는 7.60% 하락했고 한화솔루션도 3.23% 내렸다.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케미칼도 각각 2.89%, 1.11% 하락해 업종 내 종목별 온도차를 드러냈다.

다만 최근 흐름은 여전히 하락세다. 이달 3일 1833.45였던 지수는 24일 기준 1640.43으로 10.53%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같은 기간 175조377억원에서 155조2824억원으로 19조7554억원이 증발했다.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 봉쇄 우려가 커지자 원료 수급 차질과 생산 차질 공포가 업종 전반에 빠르게 확산한 결과다.

시장의 불안을 키운 것은 산업 현장에서 실제 생산 차질 조짐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23일 전남 여수 석유화학단지에선 대형 설비 가동 중단이 잇따랐다.LG화학은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 80만톤 규모의 여수 2공장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을 멈췄다. 여천NCC도 NCC 가동률이 떨어지자 생산량을 조정하기 위해 올레핀 전환 공정 가동을 중단했다.

정부도 수급 불안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보고 대응 수위를 높였다. 양기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전날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준비 중”이라며 “이번 주 중 수출 제한과 생산·도입량 보고, 매점매석 금지 등이 포함된 관련 조치의 행정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제품의 기본 원료다. 업계에서는 ‘산업의 쌀’로 불린다. 국내 수요의 55%가량은 정유사가 생산한 물량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해외에서 들여온다. 정부가 수출 제한을 검토하는 것은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나프타를 해외로 내보내지 않고 우선 국내 시장에 돌려 석유화학 업계의 원료난을 막겠다는 취지다.

산업계는 당장 다음달 연쇄 셧다운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 나프타 조달이 꼬이면 NCC 가동률 하락은 물론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 공급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플라스틱, 합성수지, 섬유, 포장재 등 관련 제조업 전반의 생산 차질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중동발 수급 충격은 항공업계에도 부담 요인이다. 아시아 주요국이 동시에 원유 확보 경쟁에 나설 경우 한국행 노선의 현지 급유 부담이 커진다. 항공유 가격 급등이 일부 노선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번 사태의 핵심이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 봉쇄 자체보다 선택적 통제와 시장 불안의 장기화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란이 해협을 완전히 닫기보다 통항 불확실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압박하면서 국제유가뿐 아니라 LNG, 석유 정제제품, 나프타, 해상운임, 보험료까지 동시다발적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 납사 공급의 절반가량을 중동 및 호르무즈 통과 물량에 의존해 정유보다 석유화학의 취약성이 더 크다”며 “봉쇄 장기화 시 나프타 조달 차질이 크래커 가동률 하락과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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