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기업들이 에이전틱 AI(Agentic AI), 소버린 클라우드(Sovereign Cloud) 등 차세대 기술 투자를 본격화하는 가운데, 기술 정책 환경과 지정학적 변수가 기업들의 투자 결정의 핵심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의 컨설팅 조직인 EY컨설팅은 이같은 조사 결과를 담은 '2026 EY 미래 산업의 재구상' 리포트의 주요 내용을 24일 발표했다. 해당 리포트는 EY가 한국을 포함한 25개국 8개 섹터 159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신기술 및 ICT 서비스에 대한 인식과 전략을 조사한 결과를 담고 있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84%가 ‘에이전틱 AI’에 투자 중(34%)이거나 투자할 계획(50%)이라고 답했다. 에이전틱 AI는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판단해 업무를 수행하는 차세대 AI 기술이다.
또한 각국의 법·제도 체계 안에서 데이터 보호와 규제 준수를 위해 운영되는 클라우드 인프라인 '소버린 클라우드' 또한 기업들의 투자 대상군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현재 소버린 클라우드에 투자 중이라는 응답은 17%에 그쳤으나, 절반 이상(53%)이 향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버린 클라우드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는 △사이버보안 및 데이터 통제 강화(61%) △고객 신뢰와 확신 제고(40%) △국가 정책 및 규제 준수(39%) 순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차세대 기술 투자 확대는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각국 정부의 데이터 보호 및 기술 자립 요구가 강해지는 등 새로운 외부 환경 변화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응답 기업의 89%는 신기술 투자 시 각국 정부의 데이터 규제 및 디지털 주권 정책 등 ‘기술 정책 환경’을 핵심 고려사항으로 꼽았으며, 81%는 미·중 무역 분쟁, 관세 갈등 등 지정학적 요인도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특히 77%는 지정학적 환경 변화를 이유로 ICT 공급업체와의 계약 및 협력 관계를 재검토 중이며, 장기 투자 계획도 재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기술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 변수가 늘어나고 공급업체 환경이 다변화되면서, 기업들이 ICT 공급업체를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ICT 공급업체 선정 시 1순위 기준으로 ‘보안 역량’을 꼽았다. 이어 ‘공급업체 서비스 내 AI 적용 수준’이 2순위에 올라, 단순한 기술 보유 여부를 넘어 실제 AI 활용 수준과 내재화 역량까지 면밀히 검토하는 추세가 확인됐다. 특히 금융 서비스, 자동차·제조 산업에서는 AI 역량을 최우선 평가 요소로 삼으며, 전략적 AI 파트너십에 대한 요구가 두드러졌다.
한편, 기업들은 ICT 공급업체가 기술 제공자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로서 역할을 수행해주길 기대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3%는 공급업체가 자사의 비즈니스 및 기술 우선순위에 대한 이해를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59%는 공급업체가 자체적으로 내부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한 구체적 사례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동일한 비율인 59%는 타사를 대상으로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한 성과를 입증하는 사례 역시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고객 서비스 및 지원 경험에 대한 개선 요구도 높았다. △사후 서비스 품질 향상(53%) △파트너 네트워크 접근성 확대(51%) △영업 담당자와의 빠른 소통(43%) 순으로 개선을 바라는 응답이 제기됐다. 응답 기업의 43%는 향후 12개월 내 ICT 공급업체 수를 줄이고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혀, 전년(35%)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김정욱 EY컨설팅 대표는 "사이버보안 강화와 디지털 주권 요구가 맞물리면서 기업들의 공급업체 선정 기준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소버린 클라우드 전환을 계기로 공급업체 관계 전반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만큼, 보안 전문성과 전략적 컨설팅 역량을 갖춘 서비스 제공업체가 향후 시장 주도권을 쥘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