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원ㆍ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장중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요 금융지주들도 외환 포지션과 유동성 관리 점검에 나서는 등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오후 1시 37분 기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4.6원 오른 1495.8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7.3원 오른 1501.0원에 출발하며 장중 한때 1500원을 넘어섰다. 주간거래 기준 장중 환율이 1500원을 넘은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2일 이후 처음이다.
개장 직후 환율이 잠시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상승하며 149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경계로 상승폭은 일부 축소됐지만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환율이 다시 1500원 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처럼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자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는 외환 리스크 관리와 유동성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KB금융은 그룹 차원에서 외환 포지션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투자손익을 제외한 외화환산 손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헤지를 적극 실시하고 있으며, 계열사별 외환 포지션을 고려해 그룹 차원의 외환 포지션 노출도를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KB국민은행도 그룹 대응 기조에 맞춰 자본적정성 관리 체계를 강화했다. 보통주자본비율(CET1)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 자본적정성 지표 관리를 위해 위험가중자산 대비 수익률(RoRWA) 지표를 도입하고 위험가중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외환시장 변동 요인을 분석하고 주요 통화 환헤지 포지션을 점검하는 등 그룹 차원의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환율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해 외환 및 자금시장에 대한 일별 유동성 리스크 모니터링도 강화했다.
또 환율 상승 가능성을 감안해 임계 수준별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하고 자본적정성, 고유자산, 고객자산, 유동성 등 부문별 대응 방안을 실행하고 있다. 특히 이란 사태 이후에는 주 단위 정례 회의를 신설해 시장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이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있으며 필요 시 그룹 최고경영자(CEO) 주관 위기관리 협의체를 가동할 준비도 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주요 계열사의 비상 대응 상황을 점검하며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환율 급등 등 대외 변수 영향을 고려해 당분간 보수적인 자산운용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또 유가와 환율 변동에 민감한 업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단기 자금 경색 가능성에 대비해 외화 예금 동향을 점검하는 등 외화 유동성 관리도 지속적으로 살피고 있다.
우리금융도 전행 유동성 상황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매월 정기적으로 유동성 현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이후에는 자금시장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도 위기대응협의회를 통해 건전성과 유동성 관리 현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리스크와 익스포저 현황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NH농협금융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외화자금 시장 지표와 자회사별 외화자금 조달 현황을 상시 점검하고 있다. 환율 변동에 민감한 업종의 익스포저 현황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외환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또 환율 급등이 CET1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영향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전사 차원의 RoRWA 관리도 병행해 리스크 대비 수익성을 높이고 자본적정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제유가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당분간 환율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외환 포지션과 유동성 관리 체계를 점검하며 시장 상황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