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조합 ‘익명 투자’ 막는다…국세청, 명세서 제출 제도 첫 시행

입력 2026-03-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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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조합 주식·채권 거래 내역 신고 의무화…3월 31일까지 제출
주가조작·증여세 탈루 등 악용 사례 차단…자본시장 투명성 강화

▲투자조합 명세서 카드뉴스 (자료제공=국세청)
▲투자조합 명세서 카드뉴스 (자료제공=국세청)

투자조합을 통한 익명 투자와 탈세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국세청이 투자조합 거래 내역을 신고받는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벤처투자나 스타트업 투자 과정에서 활용되는 투자조합의 자금 흐름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자본시장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세청은 투자 목적의 조합을 대상으로 ‘투자조합의 권리 등 보유·거래 및 조합원에 관한 명세서’ 제출 제도를 올해 처음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

투자조합은 두 명 이상이 공동으로 출자해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 등에 투자하고 손익을 출자 비율에 따라 나누는 형태의 투자 구조다. 개인 투자자에게는 분산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자금 조달 통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동안 투자조합은 조합원 정보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구조여서 주가조작이나 편법적인 지배구조 개편, 양도소득세·증여세 탈루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국세청은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을 통해 투자조합 명세서 제출 의무를 신설했다. 이 제도는 2025년 3월 14일 이후 주식·채권 등 권리를 취득하거나 거래한 투자조합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제출 대상은 민법상 조합뿐 아니라 벤처투자조합,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농식품투자조합 등 투자 목적으로 설립된 대부분의 조합이 포함된다.

해당 조합은 보유하거나 거래한 주식, 출자지분, 채권, 집합투자증권 등 권리 내역과 조합원 정보를 명세서에 작성해 3월 31일까지 홈택스 또는 관할 세무서에 제출해야 한다.

명세서에 기재하는 자산 가액은 취득가가 아니라 해당 시점의 시가 기준으로 작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비상장주식 등 시가 산정이 어려운 경우 외부 평가기관의 공정가치나 취득원가를 활용할 수 있다.

국세청은 제도 시행 첫해인 만큼 미제출 가산세는 별도로 부과하지 않고 제도 정착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올해는 제도 시행 첫해로 납세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미제출 가산세 규정은 별도로 두지 않은 만큼, 자발적이고 성실한 투자조합 명세서 제출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투명한 자본시장 거래 질서 구축에 앞장서 편법적 부의 이전을 사전에 차단하고 소액 투자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불공정 탈세에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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