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지역 재생 핵심 열쇠 ‘숙박·차량 공유’

입력 2026-03-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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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성(델코리얼티그룹 회장)

올 초에 국가데이터처와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2025년 3분기 생활인구 산정 결과’는 인구감소지역의 새로운 현실을 보여줬다. 등록인구 486만명에 불과한 89개 시군구의 실제 생활인구는 평균 2817만 명, 그중 체류 인구(하루 3시간 이상 머문 방문객)는 2332만명으로 등록인구의 4.8배에 달했다. 8월 휴가철 피크 때는 5.6배까지 치솟았다. 더 주목할 점은 체류 인구 1인당 카드 사용액이 분기 약 12만 원 넘게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고부가가치 지출’ 체류인구 일부 기간 집중

등록인구는 생계 중심의 일상 소비를 하지만, 체류 인구는 외식·레저·숙박·기념품 등 고부가가치 지출을 주도한다. 양양·삼척·고성·담양·화순·영덕·울릉·태안 등 20개 지역에서는 체류 인구의 카드 사용 비중이 50%를 넘었고, 양양은 등록인구 대비 체류 인구가 27배에 이르렀다.

이 데이터는 “인구가 줄면 지역이 죽는다”는 오래된 공식을 깨뜨린다. 등록인구는 줄어도 체류 인구가 늘면 돈과 활력이 살아난다. 그러나 여전히 한계가 명확하다. 체류 인구는 여름 휴가철과 연휴에 극도로 집중돼 9월 이후 급감한다.

여기서 숙박공유와 차량공유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빈집이 많은 인구감소지역은 숙박공유 플랫폼을 통해 빈집을 체류 인구 유치 자원으로 전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강원 고성·양양처럼 여름 성수기 숙박 수요가 폭발하는 지역은 빈집을 리모델링해 ‘로컬 스테이’로 운영하면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다. 겨울에는 온돌·히노끼탕·온천 테마 숙소로, 봄·가을에는 트레킹·농촌 체험 숙소로 차별화하면 성수기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차량공유도 마찬가지다. 공공교통이 취약한 산간·도서 지역에서 지역 주민의 차량공유 서비스를 확대하면 체류 인구의 이동 편의가 크게 개선된다. 방문객이 렌터카 없이도 지역 구석구석을 누비게 되면 체류 시간이 길어지고 소비도 늘어난다. 울릉도·영덕·태안처럼 차량 접근이 핵심인 지역에서는 차량공유 스테이션 1곳만 추가돼도 체류 인구 10~20%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AI 활용해 공유 경제 활성화해야

이 두 공유 경제를 AI가 뒷받침하면 효율이 극대화된다. AI 기반 예약·가격 최적화 플랫폼은 실시간 수요 예측을 통해 숙박 요금을 동적으로 조정한다. 만약 3월 벚꽃 철에 예약률이 낮아지면 AI가 자동으로 할인 쿠폰을 발송하거나, 인근 지역 방문객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패키지를 제안한다. 생활인구 빅데이터와 민간 플랫폼의 실시간 데이터를 결합하면, 지자체는 미리 상권 활성화 대책을 세울 수 있다.

그러려면 정책 방향도 바꿔야 한다. 우선 빈집 리모델링 보조금이 필요하다. 규제가 심한 숙박 공유와 차량공유 제도를 주요국 수준까지 완화해야 한다. 숙박, 차량공유 스테이션,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의 연계도 필요하다. AI 기반 체류 인구 분석 플랫폼을 갖추어 사계절 맞춤 마케팅도 해야 한다. 재방문율 높은 지역에는 ‘단골 포인트 제도’를 도입해 장기 체류를 유도해야 한다.

인구감소지역의 미래는 등록인구가 아니라 체류 인구에 달려 있다. 숙박과 차량공유는 빈 공간과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현실적인 도구다. 여기에 AI가 실시간 예측과 맞춤 서비스를 더하면, 지역 경제가 여름 한 철을 넘어 사계절 균형을 찾을 수 있다.

체류 인구 한 명이 가져오는 지갑과 활력이 등록인구 수십 명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 해외 여행인구를 국내로 돌리고, 오히려 해외 관광객까지 지방 곳곳으로 유도할 수 있다. 빈집을 숙소로, 빈 도로를 공유 차량으로, 빈 시간을 AI로 채우는 그 날이 지역 재생의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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