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는 끝났다는데 왜 말이 없나"… 동명대 '유령 신입생' 발표 지연, 무엇을 의식하나

입력 2026-02-2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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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경찰청 전경 (사진제공=부산지방경찰청)
▲부산지방경찰청 전경 (사진제공=부산지방경찰청)

지난해 6월 MBN 보도로 촉발된 동명대학교 '유령 신입생' 조작 의혹 사건이 8개월째 공식 발표 없이 이어지고 있다. 취재 결과, 수사는 지난해 말 상당 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부산광역시경찰청 차원의 수사 결과 브리핑은 아직 없다.

시경은 "모든 사건에 대해 브리핑을 하는 것은 아니다" "수사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는 원론적 입장이다. 법적으로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경찰은 모든 사건을 공개 브리핑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문제는 '의무'의 영역이 아니라 '책임'의 영역이다.

이번 사안은 일반 형사사건과 결이 다르다. 반부패수사1계가 맡은 대학 입시·학적 관련 의혹이다. 대학 운영의 투명성, 교육행정의 공정성과 직결된다. 단순 개인 비위 차원을 넘어 제도적 관리·감독 체계 전반을 점검하는 성격을 갖는다.

반부패 사건의 무게… '침묵'이 더 큰 메시지

반부패 수사는 사회적 파장과 공공성을 고려해 결과를 정리·설명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 통상적이다. 특히 공적 성격이 강한 기관이 연루된 경우, 기소 여부와 혐의 범위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은 뒤따른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의 장기 침묵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수사가 진행 중이라면 그 단계와 방향을 설명하면 되고, 종결 단계라면 결론을 밝히면 된다. 그러나 “진행 중”이라는 말만 반복될 뿐 구체적 설명은 없다.

더욱이 사건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전 총장의 교육감 선거 출마설까지 맞물리면서 지역 사회의 관심은 높아졌다. 발표 시점이 정치 일정과 교차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침묵은 중립이 아니라 또 다른 신호로 읽힌다.

책임 범위 어디까지인가

대학 안팎에서는 문제가 고(故) 정홍섭 총장 재임 시기부터 이어졌고, 이후 확대됐다는 증언이 나온다. 실무를 맡았던 입학처장은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 총장이 외부 인사를 입학처장으로 임명해 관련 업무를 확대 운영했다는 증언까지 제기되면서, 책임의 방향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공소권이 없는 고인에게 책임을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사안이 정리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조직적 개입 여부, 지시 체계, 최종 책임의 귀속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교육부 역시 신중하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 언론보도를 통해 사건의 위중함을 인식하고 있다"며 "경찰의 공식 발표 이후 자체 감사 및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적 판단은 수사 결과 공개를 전제로 한다는 의미다.

결국 쟁점은 분명하다. 모든 사건을 브리핑할 의무는 없다는 경찰의 설명은 원칙적으로 타당하다. 그러나 반부패 사건이라는 특수성, 대학 입시와 직결된 공공성, 지역 사회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하면 이번 사안은 단순한 ‘비공개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

수사가 끝났다면 결론을 설명해야 한다. 끝나지 않았다면 지연의 사유를 밝혀야 한다.

반부패 수사의 신뢰는 결과의 강도보다 과정의 투명성에서 나온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의혹은 정리되지 않고 축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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