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엔화 살리고, 美는 국채 지키고⋯‘환율 공동개입’ 이유 있었네 [종합]

입력 2026-08-0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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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매도’ 불똥 막아라…美 국채 매도 선제 차단 주담대 상승 억제…11월 중간선거 표심도 고려

일본, 美국채 약 1조1200억 달러 보유
대량 매도하면 美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플레 잡겠다던 日, 환율로 물가 대응

▲그래픽=AI 기반 편집 이미지(Chat GPT)
▲그래픽=AI 기반 편집 이미지(Chat GPT)

미국이 28년 만에 일본과 손잡고 엔화 방어에 나선 배경에는 동맹국 지원만이 아니라 자국 국채시장을 지키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엔화와 일본 국채의 동반 약세가 일본 금융기관의 미 국채 매도로 이어질 경우 미 장기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함께 밀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가뜩이나 악화한 주거비 민심에 불을 붙일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 셈이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미 1월부터 엔화 매수 개입을 검토하기 시작해 실행 시기를 저울질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일본에서는 40년물 국채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4%를 돌파했지만 금리 상승에도 오히려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졌다. 베선트 장관은 이를 통계적으로 100만 번 가운데 서너 번 발생할 정도로 드문 “식스시그마급 사건”이라고 경계했다. 일본 측의 공식 요청이 있었다면 당시에도 공동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었으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중의원 해산으로 정치적 공백이 발생해 실행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특히 경계한 것은 엔화와 일본 국채가 동시에 흔들리는 ‘일본 매도’가 미 국채 매도로 번지는 연쇄효과다. 일본은 세계 최대 미 국채 보유국이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일본의 미 국채 보유액은 5월 기준 1조1143억달러에 달한다. 시티그룹은 1월 일본 금리가 급등했을 당시 최대 1300억 달러 규모의 미 국채 매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엔화 약세와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될 경우 외화 표시 보험 등의 해약이 늘고, 높은 환헤지 비용까지 겹쳐 기관투자가들의 해외 채권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미국이 엔화 방어에 나선 데에는 이 같은 일본발 미 국채 매도를 차단하려는 계산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미 국채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국채 가격은 하락하고 금리는 상승한다. 1월에는 일본의 금리 상승과 함께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4.3%대로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에 따른 재정 우려로 10년물 국채 금리는 4.7%대, 30년물은 5.2%대로 각각 오른 상태. 장기 금리가 더 뛰면 연방정부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주택담보대출금리까지 밀어 올려 미국 가계와 부동산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미국 정부후원 주택금융기관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만기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6%대 후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집값과 임대료가 이미 높은 상황에서 대출금리까지 추가로 오르면 주택 구매자의 부담이 커지고, 소비 여력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가뜩이나 악화한 주거비 민심에 추가 부담을 줄 위험까지 선제적으로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미국의 엔화 매수는 동맹국 일본을 지원하는 동시에 일본발 미 국채 매도를 차단해 자국의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일본을 위한 엔화 방어처럼 보이지만 미국으로서도 자국 국채시장과 주택금리의 추가 불안을 막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선택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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