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NP파리바가 9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내수와 반도체 수출 등을 기반으로 국내 경제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글로벌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윤지호 BNP파리바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2026년 GDP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2027년 전망치를 1.9%로 각각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당초 BNP파리바는 2026년 GDP 성장률을 연 2.0%로 예측한 바 있으나 이를 0.3%p(포인트) 높인 것이다. 앞서 씨티그룹도 이달 초 한국의 GDP 성장률 전망을 2.2%에서 2.4%로 높인 바 있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전망치 상향 배경에 대해 '내수 개선'을 꼽았다. 그는 "향후 몇 년간 내수가 성장률 개선의 주요 축이 될 것"이라면서 "자산효과와 기저효과, 확장적 재정 등의 영향으로 소비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출 상환 부담 확대에 따른 경기 하방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봤다.

투자 역시 완만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그간 국내 투자의 약한고리로 꼽혔던 건설투자에 대해 "수주 증가와 정부의 SOC 지출, AI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개선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회복 속도는 구조적 요인으로 신중한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설비투자 역시 당분간 IT부문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2분기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부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10~15조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추경 내용에 따라 올해 GDP 성장률이 0.1~0.2%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 뒤 "예상보다 양호한 기업 실적에 따른 법인세 증가로 적자 재원 조달을 위한 국채 발행은 불필요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순수출 성장 기여도는 반도체 수출과 비반도체 수출 하방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BNP파리바는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CPI)를 2.2%로 예측했다. 이는 당초 올해(2.1%)와 내년(2.0%) 물가 전망치를 각각 0.1%p, 0.2%p 높인 것이다. 이에대해 윤 이코노미스트는 "정기임금 상승률이 비교적 완만하고 소비자물가 기대가 안정적"이라며 "정부 역시 물가를 억제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원ㆍ달러환율이 장기간 급등할 경우나 국제유가 가격 등락에 따라 물가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초까지 급등락을 이어간 환율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BNP파리바가 예상한 올 연말 원ㆍ달러환율 전망치는 1400원대 수준이다.
기준금리는 내년 연말까지 현 수준(2.5%)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당장은 금리 인하나 인상 모두를 선택하기 위한 문턱은 높은 수준"이라며 "(그나마)인상 가능성이 인하 가능성보다 더 높다"고 봤다. 금리 인상의 가장 큰 변수는 '물가'가 꼽혔다. 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2.5%를 웃돌 경우 통화정책의 방향이 물가로 이동할 수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이 금융안정 우려와 함께 나타날 경우 금리 인상이 현실적인 선택지로 부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