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수의 체급이 커진 상황에서 이번 한 주는 개인 투자자들의 역대급 매수세와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가 격돌하며 국내 증시는 그야말로 숨 막히는 수급 전쟁터로 변모했다. 코스피가 하루 만에 5~6%를 오르내리는 유례없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증시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74.43포인트(1.44%) 내린 5089.1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장 중 내내 큰 폭의 등락을 거듭했다. 오전 5% 넘게 내린 뒤 등 하락 폭은 1~4%까지 움직이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다. 최근 증시가 전반적인 우상향 기조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수 자체가 5000포인트 안팎으로 높아짐에 따라 절대적인 변동 폭 역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진 상태다.
실제 최근 코스피의 변동성은 기록적인 수준이다. 지난 1월 26일 4949.59로 전장 대비 0.81% 하락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듯했지만 다음날(27일) 135.26포인트가 올라 5084.85로 증시 사상 처음으로 5000선 마감을 했다. 이후 5200선까지 상승폭을 그리던 코스피는 2월2일 이른바 ‘검은 월요일’을 맞으며 하루만에 274.69포인트(5.26%) 폭락해 다시 4949.67로 내려앉아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3일) 338.41포인트가 올라 5288.08에 장을 마감했다. 1거래일만에 6.84% 폭등하며 하락분을 단숨에 만회하는 등 예측 불허의 움직임을 이어갔다. 5일은 다시 207.53포인트(3.86%)가 빠지며 변동성이 큰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도 전례 없는 기록들이 쏟아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5거래일 동안에만 무려 약 9조5850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같은 기간 약 11조1180조 원 이상을 팔아치우며 차익 실현 및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기관 투자자들은 약 6330억원 수준을 순매수하며 사실상 시장 방향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방관자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개인의 매수 화력은 정점에 달해 있다. 개인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단 4거래일 동안 약 9조7160억원을 집중 매수했으며, 지난 5일에는 하루에만 약 6조7790억원을 순매수하며 증시 역사상 일일 순매수 최대치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외국인의 파상공세에도 불구하고 지수 하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으려는 개인들의 의지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개인의 역대급 매수에 맞서 '핵폭탄급' 매도로 맞불을 지폈다. 외국인은 전월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약 5조6110억원을 순매도를 기록한 데 이어, 5일에는약 5조380억원을 쏟아냈고 6일에도 약 3조3260억원 넘는 매도 우위를 보이며 시장을 압박했다.
이번주 개인 SK하이닉스(4조4940억원), 삼성전자(3조8020억원), 현대차(4960억원), 네이버(4770억원), 카카오(2530억원) 등 순으로 가장 많이 사들였고, 반대로 외국인은 SK하이닉스(5조640억원), 삼성전자(4조7270억원), SK스퀘어(4640억원), 현대차(396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580억원) 등 순으로 팔아치우며 개인과 반대 행보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지수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차익 실현 욕구와 저점 매수 대기 자금이 강하게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점에서는 매물이 쏟아지고, 하락 시에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 변동 폭이 비정상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러한 혼조세는 당분간 수급 주체 간의 균형이 맞춰질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변동성 장세가 정확히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변동성의 지속력 자체는 길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 등 타 국가들과 달리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은 상태고, 또한 수급 여건이나 유동성이 풍부하고 기업 실적도 뒷받침되고 있어 연휴가 끝나면 사태가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