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오르고 원유 가격 내리고…정유업계 실적 순풍

입력 2026-02-0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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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정제마진 7.33달러→5.34달러
여전히 손익분기점 위…시황 호조 당분간 지속 전망
美 베네수 원유 통제 중국 업체에 직격탄
글로벌 원유 생산 확대에 OSP 할인 가능성도

▲에쓰오일 울산 공장 전경. (사진제공=에쓰오일)
▲에쓰오일 울산 공장 전경. (사진제공=에쓰오일)

국내 정유업계가 지난해 하반기 정제마진 개선에 힘입어 실적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당분간 우호적인 업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대비 견조한 수요가 유지되고, 산유국의 원유 판매 가격 인하가 원가 구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4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일 기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5.3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평균 7.33달러보다는 낮아졌지만, 손익분기점으로 평가되는 4~5달러는 상회하고 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각종 비용을 뺀 값으로 정유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정유 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GS칼텍스)는 지난해 3분기 정제마진 회복에 따라 일제히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4분기에는 이익 확대 국면이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 영업이익은 4749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6% 증가했고, 에쓰오일 정유부문은 3분기 1155억원에서 4분기 2253억원으로 늘었다.

정제마진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정제설비 가동 차질, 미국 노후 설비 폐쇄 등으로 공급 여력이 수요 대비 여전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올해 글로벌 정제설비 순증설 규모는 하루 79만 배럴에 그치는 반면 석유제품 수요 증가분은 100만 배럴 안팎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대한 통제를 공식화한 점도 정제마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그간 중국의 소형 독립계 정유사(Teapot)들은 시장 가격보다 배럴당 10~20달러 싼값에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들여왔는데, 미국의 개입이 이뤄지면 원가 부담이 커지며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에쓰오일도 최근 실적 설명회에서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미국 유입이 증가하고 이란산 원유 수출이 축소되면 중국 한계 업체의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지며 아시아 정제마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베네수엘라 중질·고황 원유 생산이 확대되면 중동산 원유와의 경쟁이 심화되며 OSP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이후 중동 산유국의 원유 공식 판매가격(OSP)이 낮아지며 정유사의 원가 구조가 개선되고 있다. OSP는 아시아 지역에 수출되는 원유에 붙는 프리미엄이다. 글로벌 원유 공급이 늘어나면서 아시아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OSP 인하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3월 OSP의 할인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급 구조를 감안하면 견조한 정제마진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큰 폭의 성장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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