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외국계 PE가 보여준 공개매수의 교훈

입력 2026-02-03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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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계 사모펀드운용사(PE) 베인캐피탈이 추진한 에코마케팅 공개매수는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베인캐피탈은 특수목적법인(SPC) 비씨피에이비드코원을 통해 에코마케팅의 경영권 지분 43.6%를 최대 주주인 김철웅 대표 등으로부터 매수하고, 나머지 지분인 보통주 1749만7530주(지분 56.4%)도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하기로 했다. 공개매수 가격은 시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적용한 1만6000원을 제시했다. 공개매수 발표 전날 시장 종가인 1만700원보다 49.5% 높은 가격이다.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이다.

하지만 공개매수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공개매수 기간 실제로 주식을 팔겠다고 응한 주식은 1069만6106주에 그쳤다. 매수 예정 수량 대비 응모율은 약 61% 수준에 그쳤다. 공개매수 대상 물량의 3분의 1 이상이 시장에 남았다. 상당한 수준의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을 제시했음에도 공개매수에 성공하지 못한 셈이다. 베인캐피탈은 같은 가격으로 2차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이번 사례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상징적인 사건이다. 공개매수를 바라보는 소액주주들의 기준이 이미 많이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을 제시만 하면 보유 지분을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 '안전한 출구'로 받아들여졌던 공개매수가 이제는 기업의 중장기적 가치, 대주주와 PE가 가져가게 될 몫까지 함께 따져보는 치밀한 계산의 대상이 됐다.

에코마케팅 사례에서 일부 소액주주들은 공개매수 가격이 단기 시세 대비 높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회사의 수익성 구조와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충분한 보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프리미엄을 주느냐보다, 프리미엄 수준이 '설득력 있는가'가 더 중요해진 셈이다. 대규모 프리미엄을 얹은 공개매수라는 정공법을 택하더라도 소액주주들이 체감하는 가치와의 간극이 존재한다면 응모율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밖에 없다.

이제 공개매수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은 프리미엄의 크기가 아니다. 소액주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인 지가 관건이다. 에코마케팅 사례가 보여주듯, 가격이 설득력을 갖추지 못하면 공개매수를 완주할 수 없는 시장 환경으로 바뀌었다. 이번 공개매수는 프리미엄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시장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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