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자사 AI ‘제미나이3’ 크롬에 탑재
지메일·캘린더 등 연동 다양한 작업 수행
다음 UI 시스템, AI 중심 재편 가능성도

전통적인 검색 엔진의 강자 구글이 인공지능(AI) 브라우저 전장에 뛰어들었다. 브라우저는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도구를 넘어 이용자가 선택에 이르기까지의 행동 데이터가 축적되는 플랫폼이다. ‘에이전틱 AI 시대’로 진입하면서 AI 브라우저 경쟁이 장기적으로 검색의 정의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일 AI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과 딥시크가 참전하면서 AI 브라우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브라우저를 가지고 있는 구글은 최근 자사의 AI 모델 '제미나이3'를 크롬에 탑재했다고 밝혔다. 이용자는 현재 화면에서 보이는 내용을 따로 설명하거나 내려받지 않고도 곧바로 AI에 질문하거나 사진 수정 등을 요청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크롬은 단순한 검색·열람 창을 넘어 이용자 대신 웹을 탐색하고 각종 작업을 수행하는 실행 주체로 확장될 전망이다. 지메일·구글 캘린더 등 구글 서비스와도 연동돼 콘퍼런스 참석을 위한 항공권 추천처럼 여러 단계를 거치는 작업을 줄이고 관련 이메일 초안까지 작성한다.
사용자의 검색 흐름 또한 기존의 검색 엔진을 벗어나 대화형 AI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최근 오픈서베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통적인 검색 엔진의 이용률은 낮아지는 반면 AI 서비스 이용률은 급증했다. 최근 3개월 내 챗GPT의 이용률은 39.6%에서 54.5%로 14.9%포인트(p) 올랐다. 제미나이도 9.5%에서 28.9%로 19.4%p 상승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전통적 검색 엔진 볼륨이 25%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최근 글로벌 AI 경쟁은 자연스럽게 ‘브라우저 지배 전쟁’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픈AI는 챗GPT를 적용한 AI 브라우저 ‘아틀라스’를 지난해 10월 내놨다. AI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퍼플렉시티는 AI 탑재 브라우저 '코멧'을 지난해 7월 일찌감치 선보였다. 여기에 최근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도 멀티모달 AI 검색과 AI 에이전트 플랫폼 구축 인재 채용에 나서며 AI 브라우저 경쟁에 가세하는 모양새다.
AI 기업들이 웹브라우저에 주목하는 이유는 AI 경쟁이 ‘에이전틱 AI’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전틱 AI는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판단해 업무를 수행하는 AI를 의미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용자의 실제 행동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브라우저는 탐색·비교·선택·결제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연속적으로 포착할 수 있는 유일한 접점이다.
제미나이나 챗GPT 같은 대화형 챗봇에 축적되는 언어 데이터만으로는 결제까지 이어지는 이용자의 ‘묵시적 행동’을 학습하기 어렵다. 반면 브라우저에는 이용자의 실제 행동이 쌓인다. 구매에 이르는 맥락과 패턴을 축적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 경쟁에서 브라우저의 전략적 가치가 커지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구글의 AI 브라우저 전략은 단순한 검색 방어가 아닌 에이전트 AI 시대의 주도권을 선점하는 행보로 읽힌다.
AI 브라우저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장기적으로는 검색의 정의 자체가 바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다음 인수를 추진한 국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AI 중심으로 재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 인스파이어드 AI연구원 연구교수는 “전통적인 포털인 구글이나 네이버는 브라우저에 AI를 접목하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며 “업스테이지가 퍼플렉시티 ‘코멧’처럼 인터페이스를 파괴적으로 전환하면 AI 브라우저 시장의 판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