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동맹만 잡는 트럼프, 한국 살길 빨라 찾아야

입력 2026-01-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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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호 국제경제부 부장

지난 몇 년간 서방 국가들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었다. 권위주의 체제의 팽창을 막고 공급망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민주주의 진영은 일사불란하게 대오를 갖췄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2026년 현재, 세계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국면에 직면해 있다. 이제 동맹국들은 중국이 아닌 ‘미국과의 디커플링’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넘어선 ‘아메리카 온리(America Only)’의 서슬 퍼런 칼날이 적국이 아니라 오히려 동맹의 목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초부터 동맹들을 가차 없이 뒤흔들고 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한국을 향한 관세 폭탄이다. 작년 협상을 통해 15%로 낮췄던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우리 국회의 입법 지연을 빌미로 다시 25%로 인상하겠다고 선언했다. 동맹국 내부의 민주적 절차조차 무시한 채 오직 ‘돈’과 ‘압박’으로 일관하는 모양새다. 캐나다에는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경우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며 주권을 침해했고,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드러내며 유럽 국가들에 관세 위협을 가했다가 철회하는 등 변덕스러운 ‘거래의 기술’로 동맹의 신뢰를 조각내고 있다.

미국의 새 국방전략(NDS)은 이러한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님을 확인시켜 준다. 최근 발표된 NDS는 사실상 미국의 동맹 보호 의지가 사라졌음을 시사한다. 한반도 방위에 있어서도 한국이 ‘주도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미국의 역할을 ‘제한적 지원’으로 축소하려 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더 이상 동맹의 안보를 무상이나 저가로 제공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자 안보를 통상 압박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안보 약탈’의 예고장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생존 해법은 무엇인가. 미국과의 디커플링은 경제는 말할 것도 없고 정치·안보 구조상 현실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실리적 접근이 필요하다. 유럽연합(EU)과 인도가 19년 만에 FTA를 체결한 것은 세계가 이미 ‘탈미국 중심 무역구조’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남미·동남아·유럽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 의존도 완화’를 목표로 서로 교역망을 넓히고 있다.

미국의 변덕에 노출된 반도체·자동차·배터리 산업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라도 교역 파트너 다변화는 절박한 과제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미국 중심의 틀에서 벗어나 다자간 협력 체제에 깊숙이 발을 들임으로써 통상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 일본·베트남·호주와의 공급망 협력 확대, 인도·중동과의 투자·원자재 연계, 신흥국들과의 전자상거래 협정 체결 등 다층적 전략이 함께 가야 한다. 외교·안보는 미국과 긴밀하게 유지하되 경제는 개방성과 다양성으로 균형을 맞추는 방향이 필요하다.

동맹이라는 환상에 젖어 미국의 선의를 기다릴 여유는 없다. 트럼프의 미국이 동맹을 ‘고객’이나 ‘부채’로 여기는 이상 우리도 철저히 국익을 최우선에 둔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 안보는 스스로 지킬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경제는 의존도를 낮춰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체질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트럼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 한 줄에 국가 경제가 출렁이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생존을 위한 ‘플랜 B’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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