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특사경 확대’ 현실화되면…금융권에 번지는 긴장감

입력 2026-01-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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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검사·수사 경계 흔들리며 의사결정 보수화 우려”
권한 집중에 남용 우려·시장 위축 가능성 제기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금융감독원이 인지수사권을 포함한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을 확보할 경우 금융회사와 자본시장 전반의 권력 지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통령 발언을 계기로 제도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감독·검사·제재에 이어 광범위한 수사 기능까지 한 기관에 집중되는 구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긴장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회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검사와 수사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지주들은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금융권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 논의까지 병행되는 상황에서 규제 부담이 한층 가중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무엇이 검사이고 무엇이 수사인지 현장에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며 “경계가 흐려질수록 경영 판단은 보수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사결정 구조 자체가 경직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는 “신상품 승인이나 투자, 인수·합병(M&A)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후 문제 제기를 의식해 모든 절차를 기록으로 남기려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며 “그만큼 의사결정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속도가 경쟁력인 자본시장 영역일수록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은행권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신중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사경은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수사가 주된 역할로 알고 있어 당장 은행 영업 전반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시세조종이나 미공개 정보 이용 문제가 자본시장 부문에서 발생할 경우 기존보다 강도 높은 수사를 받을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자본시장 업권의 체감도는 훨씬 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범죄 혐의를 인지한 시점부터 곧바로 수사가 개시되는 구조가 된다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내부통제와 준법감시 체계를 전면 재점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 역시 “권한이 한 기관에 집중될 경우 권한 남용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며 “이에 상응하는 통제 장치가 명확히 설계돼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서는 특사경 권한 확대가 감독 체계의 균형과 자본시장 신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불법 행위에 대한 신속한 대응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감독·검사·수사가 한 축으로 모일 경우 시장 위축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수사 효율성과 권한 통제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짚고 있다. 허윤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이투데이 자문위원)는 “대통령 지시에는 국세청·관세청·금융감독원 등 전문성을 가진 특사경을 활용해 경찰 중심 수사로 인한 경제사범 수사 적체를 해소하겠다는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인지수사는 경찰과 검찰의 본질적 역할과 맞닿아 있는 만큼, 금감원 특사경의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는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와 수사기관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법무부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특사경 확대에 대한 심층 검토가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국무회의에서 “민간 수사권이 과도하게 확대될 수 있다”며 검사 통제와 부처 간 조율 필요성을 함께 언급한 점을 강조했다. 대검찰청은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면 의견을 제출하겠다”며 즉각적인 입장 표명에는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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