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롤렉스 등 명품 브랜드 가격 줄인상
반복 인상에 ‘오늘 제일 싸다’란 인식 확산

명품 브랜드의 잇단 가격 인상으로 가방·시계·주얼리 등이 ‘투자 상품’으로 인식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비싼 가격으로 소비 심리가 꺾이기보다는 가격이 오르기 전에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사두려는 선구매 수요가 몰리면서 백화점 명품 매출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백화점의 명품 카테고리 매출이 최근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주얼리와 고가 시계 부문 매출이 크게 늘며 전체 명품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지난해 11월 1일부터 올해 1월 26일까지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2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럭셔리 워치·주얼리 매출도 40%, 50.4% 씩 늘어났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1월 2일부터 26일까지 기준으로 명품과 럭셔리 워치·주얼리 매출이 지난해보다 각각 32.3%, 52% 증가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명품은 오늘이 제일 저렴하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가격 인상 소식이 들리면 오르기 전에 사야 한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명품 브랜드들이 제품 가격을 한 해에도 수차례 인상하는 등 반복적으로 값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샤넬코리아는 이달 13일부터 국내에서 판매 중인 가방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하며 2000만 원 넘는 제품도 등장했다. 클래식 맥시 핸드백이 기존 1892만 원에서 7.5% 올린 2033만 원으로 책정됐다. 클래식 11.12백은 1666만 원에서 1790만 원으로 7.4% 인상됐다.
프랑스 명품 주얼리·시계 브랜드 까르띠에도 27일자로 가격을 인상했다. 러브링 클래식 모델 가격은 309만 원에서 333만 원으로 7.8% 인상됐다.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몰에 주문이 몰리며 배송이 지연되는 상황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브 브레이슬릿 미디엄 모델은 970만 원에서 1050만 원으로 가격이 8.2% 올랐다. 에르메스와 롤렉스 역시 연초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이처럼 명품 브랜드들이 매년 가격을 끌어올리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샤테크’(샤넬+재테크), ‘롤테크’(롤렉스+재테크) 등 용어가 생길 정도로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 희소성이 큰 제품을 구매한 뒤 되팔기만 해도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명품 소비가 자산 투자 성격을 띠면서 백화점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분석이 나온다. 특히 주얼리와 시계는 환율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아 가격 인상 가능성이 상시 존재하는 만큼 ‘지금 사두면 오른다’라는 기대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일부 인기 모델의 경우 대기 기간이 길어지며 희소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명품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점을 명품 카테고리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요 점포를 중심으로 명품 브랜드 매장을 확대하고, 하이엔드 주얼리와 시계 브랜드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VIP 고객을 겨냥한 프라이빗 쇼룸과 예약제 상담 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