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강남 40분대 시대⋯동북선 경전철, 동북권 교통지도 바꾼다 [복합개발리포트 ③]

입력 2026-0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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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4호선 상계역 일대 동북선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조유정 기자 youjung@)
▲서울 4호선 상계역 일대 동북선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조유정 기자 youjung@)

서울 지하철 4호선 상계역 3번 출구를 나와 보행 육교를 건너자 교통 통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동북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 공사에 따른 차량 통제 안내였다. 도로 곳곳에서는 중장비 소음과 함께 공사가 한창이었다.

동북선이 지나는 1호선 제기동역과 6호선 고려대역 일대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고려대역 인근 인도에는 공사 안내판이 즐비했고 차량 우회의 흔적도 역력했다. 안내판에는 기존 공기 위에 새 일정이 덧대어진 자국이 남아 있었다. 제기동역과 고려대역에 명시된 공사 완료 기한은 2027년 11월 11일이다.

특히 제기동역은 공사로 인한 동선 변화가 두드러졌다. 2번 출구에서 맞은편 3번 출구로 이동하려면 직선 보행이 불가능해 횡단보도를 두 차례 건너야 한다. 횡단보도 중간에 동북선 공사가 진행되며 이용객들은 2,3번 출구 사이에 위치한 버스환승센터를 끼고 크게 우회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도로 공사가 진행 중인 상계역과 고려대역, 제기동역은 향후 동북선으로 연결될 핵심 거점이다. 동북선은 서울 동북부의 교통 지형을 바꿀 핵심 ‘혈관’으로 꼽힌다. 왕십리역을 기점으로 제기동, 고려대, 미아사거리, 월계, 하계를 거쳐 상계역까지 동북권을 남북으로 관통하며 총 연장 13.4㎞ 구간에 16개 정거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동북선 개통 시 상계역에서 왕십리역까지는 환승 없이 약 25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현재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을 거쳐 37분가량 소요되던 시간이 12분 이상 단축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2호선ㆍ신분당선이 지나는 강남역 접근성이다. 그동안 노원·성북 주민들은 강남역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길게 우회하거나 정체가 심한 버스 노선에 의존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론 동북선 종착지인 왕십리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해 강남·잠실역 등 강남권 주요 거점으로 직행할 수 있게 된다. 왕십리역에서 강남역까지 2호선으로 약 20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동북권 외곽에서도 40분대면 강남역에 도착한다. 1시간을 훌쩍 넘겼던 출퇴근길이 획기적으로 짧아지면서 동북권 주거지가 사실상 강남역 직주근접 생활권에 편입되는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이같은 기대감의 배경에는 동북권의 고질적인 교통 소외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노원구 하계동 불암초 인근 주민이 가장 가까운 7호선 중계역까지 가려면 약 1.9㎞를 이동해야 하며 도보로만 30분가량이 소요된다. 교통 요지인 왕십리역에 가려 해도 상계역을 거쳐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환승해야 해 지하철 탑승 시간만 37분에 달한다. 그러나 동북선이 개통되면 미아사거리역에서 강남 선릉역까지 이동 시간(버스 이용 시 50분)이 왕십리역 분당선 환승을 통해 30분대로 대폭 단축된다.

노원구 하계동 주민 A씨는 “노원은 대표적인 학군지라 거주 인구가 밀집해 있음에도 지하철망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왕십리역이 교통 요지라지만 정작 노원이나 강북에서의 접근성은 떨어 동북선 개통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동북선 본궤도⋯성북·노원 재개발 ‘역세권 효과’ 가시화

동북선 경전철은 당초 2024년 개통 예정이었으나 공기 연장을 거쳐 현재는 2027년 11월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건설알림이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공정률은 △1공구 70.87% △2공구 67.06% △3공구 73.14% △4공구 79.03%를 기록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주간사를 맡고 현대로템, 금호산업, 코오롱글로벌, 호반산업, 대명건설 등이 시공에 참여하고 있다.

지지부진했던 공사가 본궤도에 오르자 성북구와 노원구 일대 재개발 프로젝트도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교통 소외 지역에서 역세권으로 탈바꿈하며 사업성 향상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군 선호도는 높지만 교통이 약점이었던 중계동은 이번 사업의 최대 수혜지로 분류된다.

왕십리와 상계동, 장위뉴타운 일대 역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왕십리는 향후 GTX-C 노선 연결까지 예정돼 있어 명실상부한 교통 허브로 거듭날 전망이다. 장위뉴타운의 경우 12·13구역이 기존 6호선과 멀어 약점으로 지적받았으나 단지 바로 앞에 신미아역(가칭)과 장위역(가칭)이 들어서며 교통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6호선 고려대역 인근에서 동북선 공사가 진행 중이다. (조유정 기자 youjung@)
▲서울 6호선 고려대역 인근에서 동북선 공사가 진행 중이다. (조유정 기자 youjung@)

재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동북선 개통 효과가 거론된다. 다만, 철도 개통에 따른 주택 가격 상승은 통상 지하철 노선이 발표되고 확정되는 시점에 가격 상승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장위뉴타운 ‘꿈의숲 코오롱하늘채’ 전용면적 84㎡는 착공 가시화 시점인 2019년 10월 8억9700만 원에 거래되며 1년 만에 1억 원 이상 올랐다.

이후 개통 이후에는 추가 상승 폭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철도 개통 자체는 분명한 호재로 작용하지만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노선의 성격과 수요 여건에 따라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본지 자문위원인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경전철 노선 특성상 9호선 같은 대형 간선 철도만큼의 파급력은 아닐지라도 교통 접근성이 낮았던 주거 밀집 지역에는 실질적인 생활 편의 개선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철도망 연결은 출퇴근 수요 분산과 도로 혼잡 완화 등 지역 전반의 주거 환경을 개선한다”며 “특히 재개발 지역에 신설 역이 들어서는 경우 역세권 형성을 통한 사업성 강화와 주거 가치 상승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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