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 싫다"던 LS, 에식스솔루션즈 상장 철회… '재무부담' 확대 우려

입력 2026-01-2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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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그룹의 북미 핵심 계열사 에식스솔루션즈가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중복상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라며 LS 사례를 직접 거론한 지 나흘 만이다. LS는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강화책을 내놨지만, 당장 기업공개(IPO)로 조달하려던 5000억 원과 향후 5년 7조 원 투자 재원 마련이 새 과제로 떠올랐다.

26일 LS는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던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소액주주와 투자자 등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우려를 경청하고, 주주 보호 및 신뢰 제고를 위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모회사와 핵심 자회사가 동시 상장할 경우 모회사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소액주주와 정치권의 ‘중복상장(쪼개기 상장)’ 비판을 사실상 수용한 결과다.

LS는 상장 철회에 따른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강화된 ‘밸류업’ 정책도 제시했다. 우선 내달 중 자사주 50만 주를 추가 소각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8월 소각에 이은 2차 조치다. 또, 다음 달 이사회를 거쳐 주주 배당금을 전년 대비 40% 이상 인상하고, 2030년까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문제는 자금 조달이다. 당초 LS는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을 통해 약 5000억 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해 미국 내 특수권선 설비 확충에 투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상장이 백지화되면서 자금 계획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LS는 이날 “국가 전력망 구축과 이차전지 소재 등 미래 사업에 향후 5년간 7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즉, 투자 규모는 확대됐지만, 신규 자금 유입 경로는 축소됐고, 배당 확대 등으로 현금 유출 부담은 커진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LS가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자금 조달처는 외부 차입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내부 현금 창출력만으로는 배당 확대와 대규모 투자를 동시에 감당하기 버겁기 때문이다. LS의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도 이러한 자금 조달 난관을 보여준다. 3분기 말 연결 기준 LS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조9796억 원이다. 당장 5000억 원 규모 에식스솔루션즈 설비 투자는 감당 가능해 보이지만, 5년간 집행할 7조 원 투자까지 고려하면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고금리 상황에서 수조 원대 투자를 빚으로 충당할 경우 이자 비용이 급증해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LS는 그간 “이자 비용과 재무 부담 전이 우려로 차입은 지양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3분기 말 기준 LS의 총차입금은 약 9조2219억 원에 달한다. 현금성 자산을 차감한 순차입금만 7조2423억 원이다. 순차입금비율(자본총계 대비 순차입금 비율)은 96.27%로 적지 않다. 통상적으로 재무 건전성의 주의 단계로 간주하는 100%에 육박한 수치다. 상장 없이 투자를 강행하기 위해 추가 차입을 일으킬 경우, 이 비율은 100%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 이자 비용 증가가 수익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식스솔루션즈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관계 재정립도 과제다. 당초 상장을 통한 자금 회수(엑시트)를 전제로 투자했던 FI들에게 새로운 회수 방안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LS가 이들 지분을 되사주거나 별도의 보상안을 마련해야 한다면 추가적인 현금 유출은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압박과 주주 여론을 의식해 경영 전략을 급선회한 사례”라며 “상장 철회라는 결단이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훼손하지 않도록 정교한 자금 조달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LS 관계자는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식이나 FI 대응 방안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다.

#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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