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업황 개선 속 경상자금 확대ㆍ외국인 투자 확대도 영향"
지난달 국내 외화예금 잔액과 증가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업황이 개선되면서 달러화와 유로화 중심으로 기업 경상자금이 늘어난 데다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외국인 자금도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이밖에 고환율 기조에 따라 달러 보유를 늘린 경향 등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은행의 ‘12월 거주자 외화 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화예금 잔액은 직전월 대비 158억8000만 달러 증가한 1194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통계를 집계한(2012년 6월)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증가 폭 역시 역대급이다. 외화예금 증가 폭이 1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외화예금이 가장 크게 증가한 시점은 2022년 11월로, 한 달 새 97억4000만 달러 늘어난 바 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을 모두 합산한 값이다. 지난해 9월과 10월 감소세를 이어가던 국내 외화예금 규모가 11월 반등한 이후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통화별로 보면 달러예금이 83억4000만 달러 증가한 959억3000만 달러, 유로예금은 63억5000만달러 늘어난 117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엔화예금(90억 달러)도 8억7000만 달러 늘며 증가 전환했다. 이 중 달러예금과 유로예금 잔액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특히 유로화 증가 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달러예금 역시 역대 두 번째(2022년 11월 87억2000만 달러 증가)로 오름세가 가팔랐다.
한은은 달러예금이 증가한 배경으로 외국인의 국내기업 지분취득 자금과 수출입 기업의 경상대금, 증권사의 투자자 예탁금 증가 등을 꼽았다. 신상호 한은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12월 급등한)환율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이 기간 달러예금의 특이점은 외국인 국내기업 지분 취득자금이 늘어난 것이 핵심"이라며 "전체 달러예금 증가분(83억 달러) 중 약 20억 달러가 외인들의 지분 취득에 따른 것이어서 국내 기업 업황 개선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상 최대로 증가한 유로예금 역시 연초 지급을 앞두고 있는 기업 경상대금 예치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신 과장은 "12월 중 원ㆍ유로환율은 안정적이었다"면서 "기업 업황이 좋고 거래가 잘 되다보니 주고받을 자금 규모도 커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연초 지급될 자금인 만큼 유로예금 증가 흐름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예금 주체별로는 기업들의 외화예금 잔액이 1025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월보다 140억7000만달러 늘었다. 개인 외화예금도 18억2000만달러 늘어난 169억3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은행 별로는 국내은행 외화예금(1016억 달러)과 외은지점 자금(178억3000만 달러)이 각각 127억6000만 달러, 31억3000만 달러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