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SK렌터카·롯데렌탈' 결합 불허..."경쟁제한 우려 중대"

입력 2026-01-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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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 승인이 아닌 불허 판정한 건 이번이 9번째

▲SK렌터카-롯데렌터 기업결합 심사 결과 요약 (공정거래위원회)
▲SK렌터카-롯데렌터 기업결합 심사 결과 요약 (공정거래위원회)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롯데렌탈 주식회사 인수가 최종 불발됐다. 이들 업체가 결합할 경우 가격 인상 등 국내 렌터카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전원회의에서 사모펀드 어피니티가 롯데렌탈 주식 63.5%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금지 결정을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공정위가 기업 간 인수·합병을 조건부 승인이 아닌 불허 판정한 건 이번이 9번째다. 최근에는 2024년 메가스터디의 에스티유니타스 인수 건을 불허한 바 있다. 아울러 사모펀드가 동종업계 1·2위 사업자 간 기업결합하겠다고 신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지난해 3월 공정위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다. 같은 시장에서 활동하는 두 개 이상의 기업이 결합하려면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경쟁을 제한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공정위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에 따라 경쟁제한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차량 대여 기간 1년 미만의 ‘단기 렌터카’와 1년 이상의 ‘장기 렌터카’로 나눠 들여다봤다.

1·2위 사업자...중소 경쟁사들보다 월등한 경쟁 우위

단기 렌터카 시장에서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각각 1·2위 사업자 지위를 확고히 유지해왔다. 양 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2024년 말 기준 각각 29.3%(내륙), 21.3%(제주)로 나타난다. 반면 나머지 경쟁사들은 대부분 영세한 중소 사업자로서, 각각의 시장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원활한 자금조달 능력, 브랜드 인지도, 전국적 영업망・IT 인프라, 차량 정비·중고차 판매와의 연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소 경쟁사들보다 월등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단기 렌터카 시장에서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서로를 제외하면 사실상 유효한 경쟁상대를 찾기 어렵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 회사가 결합하면 나머지 사업자들과의 격차를 더욱 크게 벌리며 1위 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하게 된다고 공정위는 봤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으로 ‘압도적 대기업 1개사 대(對) 다수의 영세한 중소기업들’로 단기 렌터카 시장의 양극화 구조가 심화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가장 가깝게 경쟁해 온 대기업 상호 간의 경쟁이 소멸함에 따라 렌터카 이용 요금 등 부작용이 클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결합당사회사가 이번 결합을 발판으로 삼아 전략적으로 공격적 마케팅을 확대할 경우 중소 사업자들의 시장 퇴출이 가속화되고 결합당사회사의 시장 지위가 더욱 강화될 우려도 상당하다는 점도 불허 판단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제주 단기 렌터카 시장은 이른바 ‘렌터카 총량제’로 신규 진입이나 기존 사업자의 차량 확대가 제한돼 유력한 경쟁사의 출현 가능성이 더욱 낮은 상황"이라며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지난 수년간 꾸준히 제주 지역 경쟁사의 차량을 흡수해 온 만큼 이번 기업결합을 계기로 제주 지역의 유효한 경쟁 수준이 낮아질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자금조달 능력,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도 우월

공정위는 장기 렌터카 시장의 경쟁제한 우려도 살펴봤다. 장기 렌터카 시장에서도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각각 1·2위 사업자이다. 2024년 8월 기준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38.3%로, 최근 5년간 30% 후반대를 견고히 유지하며 증가 추세에 있다. 그 밖에 장기 렌터카 시장에는 비교적 큰 규모의 소수 캐피탈사들과 나머지 다수 중소 경쟁사들이 존재하나, 이들은 롯데렌탈과 SK렌터카에 비견될 만한 경쟁 능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캐피탈사들은 이른바 ‘본업비율 제한’으로 인해 장기 렌터카를 자유롭게 확대할 수 없다. 즉 금융사인 캐피탈사 입장에서는 ‘부수 업무’인 장기 렌터카 증차를 위해서는 ‘본업’에 해당하는 리스 차량도 함께 늘려야 하므로 이런 제약 없는 롯데렌탈·SK렌터카 대비 상당히 불리한 경쟁 상황에 놓여 있게 된다. 장기로 차량을 대여한 후 중고차로 매각하는 구조를 갖는 장기 렌터카 시장의 특성상 차량 정비 및 중고차 판매와의 연계가 특히 중요한데 별도 사업을 전문적으로 영위하는 롯데렌탈·SK렌터카와 그렇지 못한 캐피탈사 간에는 경쟁 능력의 차이가 크다.

공정위는 △경쟁 제한성이 상당한 경우 구조적 조치를 부과하는 것이 원칙인 점 △결합당사회사와 다른 업체 간 경쟁 능력의 격차 및 렌터카 총량제, 본업비율 제한 등 관련 제도로 인해 향후 유력한 경쟁사업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낮은 점 △일정 기간 후 매각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행태적 조치의 영속성을 담보하기 곤란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이에 가격 인상 제한 등 행태적 조치로는 이번 기업결합의 경쟁제한 폐해를 바로잡을 수 없고 구조적 조치(금지)를 부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두 회사의 인수·합병을 최종 불허하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내 렌터카 시장의 경쟁 구조를 크게 악화시키는 기업결합을 원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가격 인상 등 경쟁제한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중소 경쟁사가 다수를 차지하는 시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대기업 간 결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경쟁 왜곡을 차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모펀드가 상당 기간 서로 밀접한 경쟁 관계를 유지해 온 1·2위 사업자를 단기간에 연달아 인수하여 시장력을 확대한 후, 다시 고가로 매각하기 위해 건전한 시장 경쟁을 인위적으로 왜곡할 우려가 큰 기업결합을 엄정 조치함으로써 시장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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