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AI 일상화됐는데…검증 방식은 '제자리' [AX 시대 대학평가]

입력 2026-01-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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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1-27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AI 커닝 논란 반복…사후 적발·징계 중심 대응 한계
판별 기술 의존도 높아…평가 기준 부재 혼란 키워
교육부 AI 정책 초·중등 중심…대학 평가 체제 ‘공백’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상허기념도서관에서 기말고사를 앞둔 대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상허기념도서관에서 기말고사를 앞둔 대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제가 고심해서 직접 작성한 리포트를 교수님이 ‘챗GPT가 쓴 거 아니냐’고 다시 내라고 해서 카피킬러로 중복률이 0이 될 때까지 과제를 수정하느라 진땀을 뺐어요. 이게 말이 되나요.

27일 서울 주요 대학에 재학 중인 김미나(가명) 학생은 기말고사 대체용 리포트를 제출했다가 이처럼 난감한 일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대학 과제와 시험 전반에 활용되는 환경이 일상이 됐지만 국내 대학의 평가 체계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활용이 확산되는 속도에 비해 학습 성취를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은 여전히 정립되지 않은 채, 사후 적발과 징계 중심 대응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는 최근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등 주요 대학에서 발생한 부정행위 논란을 통해 드러났다. 각 대학은 교수진에게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으나, AI 사용 여부를 명확히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실제 징계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다.

대학들이 턴잇인, 카피킬러 등 판별 도구 활용을 안내하고 있지만, 기술적 한계 역시 분명하다. 오탐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판별 결과만으로 징계를 결정하기 어렵고, 이로 인한 분쟁 가능성도 상존한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 시험 확대나 원격 감독 시스템 도입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법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국내 대학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세부 규정을 만들어 대응하려는 경향이 강하지만, AI처럼 빠르게 변하는 기술 환경에서는 규정 중심 접근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 대학들은 ‘학생은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다해야 하며 부정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 규정을 중심으로 판단한다”며 “AI 활용을 어디까지 허용할지를 나열하기보다 평가의 기준과 사고 검증 구조를 먼저 설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성 중앙대 AI 학과 교수는 “해외 대학들은 학생이 입학하는 시점부터 학교 규정과 윤리 기준을 충분히 안내하고, 무엇이 부정행위에 해당하는지를 반복적으로 교육한다”며 “우리 역시 1학년 때의 글쓰기 수업처럼 입학 초기 단계에서 AI 활용 기준과 학습 윤리를 체계적으로 안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정부의 AI 교육 정책은 대학 단계의 평가 전환보다는 AI 기본 역량 확산과 교육 접근성 확대에 무게가 실려 있다는 평가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모두를 위한 AI 인재양성 방안(AI for All)’을 발표하고, 초·중·고 단계에서 AI 교육 시수 확대와 AI 중점학교 확충, 교실용 AI 수업 도구 보급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AI 중점학교를 2028년까지 2000개교로 확대하고,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AI 기본 소양과 윤리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교육계에서는 이 같은 정책 기조 속에서 대학 단계의 학습 성과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상대적으로 비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성 교수는 “AI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보다 그 결과를 해석하고 검증하며 책임질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고등교육의 핵심 역할”이라며 “대학 평가 체계 전환이 정책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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