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 개발 참여 투장 병행
여타 기업 참여 압박 받을까 ‘노심초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 에너지 투자’ 카드를 공식화하며 한국 기업들을 향한 전방위적 투자 압박에 나섰다. 겉으로는 한미 에너지 안보 혈맹을 표방하지만, 실상은 한국의 자본을 동원해 미국의 낙후된 인프라를 재건하겠다는 ‘트럼프표 청구서’라는 분석이다. 트럼프가 장시간 연설에서 성과를 강조하며 알래스카를 반복 언급한 것은 투자 압박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이다.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년을 맞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에서 한국·일본과 맺은 무역협정을 통한 대미 투자를 자신이 내세운 관세 정책의 주요 성과로 제시하며 알래스카 천연가스 프로젝트를 사례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로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한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한 직후 양국의 투자 유치를 언급했다.
재계에서는 우리 정부와 기업이 보다 치밀한 협상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순한 현금 투자가 아니라 가스 도입권 확보, 기술 로열티 면제, 나아가 보편 관세 제외와 같은 실질적인 ‘반대급부’를 확실히 받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노골적인 압박 속에서 한국 산업계가 ‘실리’라는 성배를 마실 수 있을지, 아니면 ‘정치적 희생’이라는 독배를 들게 될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다.
포스코가 먼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물꼬를 텄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LNG 연간 생산량의 5%인 100만t(톤)을 구매하는 조건으로 개발 주체에 참여하고 자본 투자도 병행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LNG 자체보다 파이프라인 강재 공급(강관)에 주목하고 있다. 가스관 건설에 투입되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용 강관을 포스코가 직접 공급함으로써, 투자 금액 이상의 수주 실적을 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LNG 프로젝트 참여가 ‘최소 현금 투입’으로 이뤄지며 재무 부담을 줄이고, LNG 물량은 외판이 아니라 포스코그룹 내 전력·제철 공정 수요로 소화할 수 있어 투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분석이다.
이에 파이프라인 건설 과정에서 강재 공급 모멘텀 효과가 기대된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오히려 천연가스 도입 방식 및 벤치마크 다변화로 실적 변동성을 축소시킬 수 있고 철강 부문에서의 북미 수출 확대도 기대해볼 수 있어 긍정적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투자 압박이 다른 기업들로도 번질 수 있어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많은 기업들은 LNG 프로젝트에서 수익이 낼 수 있을 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대미 협력 명분은 좋지만, 정작 손해가 나면 리스크는 기업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 기업들은 이미 지난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상황에서 또다시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토로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미국에서 수십 년 동안 구상만 된 사업으로 사업 자체 성공 여부부터 불투명하다. 엑손모빌 같은 글로벌 기업도 10여 년 전 알래스카에 진출했다가 철수한 바 있다”면서 “리스크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에너지기업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논의 중인 사안으로 민간기업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수익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정부간 논의 자체만으로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