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방해' 윤석열 징역 5년…재판부 판단 근거는?

입력 2026-01-1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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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공무집행방해·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유죄’
소집 통보 받은 국무위원 2인·허위 공보 ‘무죄’
尹 "정치화된 판결에 유감…즉각 항소하겠다"

▲ 1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번 선고는 내란 관련 사건 재판 중 처음으로 나오는 판결이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 DB)
▲ 1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번 선고는 내란 관련 사건 재판 중 처음으로 나오는 판결이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 DB)

12·3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국무회의를 형해화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계엄 선포 이후 윤 전 대통령 사건에 대해 법원이 내린 첫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16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께 남색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3일 대통령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게 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로 같은 해 7월 조은석 특별검사팀에 구속기소 됐다. 계엄 선포 당시 자신에게 우호적인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들의 헌법상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직권남용)도 받았다.

계엄 해제 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서한 문서로 계엄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 폐기한 혐의(허위 공문서 작성), '헌정질서 파괴 뜻은 없었다'는 허위 내용의 PG(프레스 가이던스)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재판부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와 함께, 국무회의 소집 통지를 받지 못한 국무위원 7명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1·2차 체포·수색영장 집행을 막은 과정에서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국무회의 소집 통지는 받았지만 늦게 도착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토교통부 장관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해서는 심의권 침해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고, 허위 공보와 관련한 직권남용 혐의 역시 무죄로 봤다.

"국무위원 전원 심의권…일부 배제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우선 재판부는 국무회의 소집 과정에서 일부 국무위원의 심의권이 침해됐다고 봤다. 국무회의 소집 행위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에서 문제 되는 계엄 선포 이전 단계의 '사전 절차'에 해당해 이중기소가 아니라고 전제한 뒤, 헌법과 계엄법 취지상 모든 국무위원은 국정을 심의할 권한이 있으므로 대통령은 전원에게 소집 통지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계엄의 '밀행성·신속성'을 이유로 일부에게만 연락했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에 대해서도 "긴급한 경우에 소집 통지를 하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취지의 예외 규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통지를 받지 못한 7명의 심의권을 침해한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하고 고의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반면 소집 통지를 받았으나 늦게 도착한 2명에 대해서는 소집 방식에 제한 규정이 없고 의사정족수 충족 시 회의를 열 수 있는 만큼 심의권을 침해할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봤다.

▲ 1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번 선고는 내란 관련 사건 재판 중 처음으로 나오는 판결이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 DB)
▲ 1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번 선고는 내란 관련 사건 재판 중 처음으로 나오는 판결이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 DB)

체포·수색영장 집행 저지와 관련해서는 단순 불응이 아니라 조직적·물리적으로 공권력 행사를 차단한 범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수처가 직권남용 등 고위공직자범죄와 그 관련 범죄에 대해 수사권을 가지고 있고, 헌법 제84조는 대통령 재직 중 '형사상 소추'만 제한할 뿐 수사 자체를 금지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소추와 수사는 구별되므로, 대통령 신분이었던 피고인에 대해서도 수사는 가능했다는 취지다.

직권남용 수사 과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드러난 점에 대해서도 두 혐의가 사실관계상 직접 연결돼 '관련 범죄'로 함께 수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영장 관할과 관련해서도, 공수처의 영장 청구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판단해야 하고, 범행지와 거주지가 모두 서울 용산구였던 점을 고려하면 서울서부지법에 영장을 청구한 것은 관할 위반이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경호처가 차벽 설치와 인간 스크럼으로 수사 인력의 진입을 막은 행위에 대해 "영장 집행을 못 하도록 유형력을 행사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특수공무집행방해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또 이는 즉흥적 대응이 아니라 사전 회의로 준비된 조직적 행위라고 봤다. 대통령 권한이 정지된 상태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신분범이라도 공범이 될 수 있다며 윤 전 대통령이 경호처 지휘부와 공모했다면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尹, 일신 안위·사적 이익 위해 경호처 사병처럼 사용"

양형과 관련해 재판부는 "계엄 선포는 전 국가적 혼란과 기본권 침해 위험이 크므로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이뤄져야 한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헌법과 계엄법이 계엄 선포와 관련해 국무회의 심의를 특별히 명시한 것은 대통령의 국가긴급권 행사 권한의 오남용을 막고 독단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는 평시 국무회의에 있어서보다 국무위원 전원의 의견을 더욱 경청하고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헌법을 수호하고 법질서를 준수할 의무가 있음에도, 도리어 헌법과 관련 법령에서 대통령의 독단과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규정한 절차적 요건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으므로 이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체포영장 집행 저지 혐의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막강한 영향력을 남용해 경호처 공무원들로 하여금 영장 집행을 막게 한 것은 일신의 안위와 사적 이익을 위해 경호처를 사실상 사병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허위 공문서 작성,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공용서류손상 범행에 대해서는 적극 주도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초범인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단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도 국무회의 절차 등 주요 쟁점의 판단 방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선고 직후 "즉각 항소하겠다"며 "정치화된 판결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특검팀도 "윤 전 대통령 선고와 관련해 판결문 분석을 통해 법원의 양형 및 일부 무죄 사유를 정밀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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