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은행 51% 룰' 고수에 금융위와 조율 난항
TF, 기존 의원 법안 종합해 독자안 마련 검토 나서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가 다음 주 자체 회의를 열어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를 위한 독자안 마련에 나선다. 금융위원회의가 올해 1분기 안에 정부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지부진한 만큼 선제적으로 입법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디지털자산TF는 이달 20일 회의에서 현재 국회에 발의된 민병덕·안도걸·김현정·이강일 의원 등의 디지털자산 관련 법안을 종합한 자체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스테이블코인 2단계법)을 애초 지난해 12월 10일까지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으나 계속 미루다 1분기 내로 기한을 조정한 바 있다. 이어 하반기 외국환거래법 개정까지 완료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발행 인가는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 협의체를 통해 총발행량을 결정하고 발행인 최소 자기자본은 전자화폐 발행업 수준인 50억 원으로 설정할 방침이다.
쟁점은 발행사 기준에 대한 한은과의 입장차이다. 한은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에서 은행이 51% 이상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는 '51% 룰'을 고수하면서 금융위와의 이견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은은 통화 안정성 우려와 금산분리 원칙 유지를 이유로 은행 주도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디지털자산TF 관계자는 "20일 회의 전까지 정부 안이 나올지는 알 수 없다"며 "정부 안과 무관하게 TF 일정대로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강준현 의원은 지난달 11일 디지털자산TF 비공개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 안을 기다리다가는 물리적으로 법안 심사가 불가능하다”며 “1월까지 발의를 해야 숙려 기간이 지난 다음 2월에 심사를 빨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디지털자산TF는 한은과 달리 은행 지분 과반 컨소시엄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열린 비공개회의에서도 외부 자문위원 20여 명이 한은의 '51% 룰'에 대해 대부분 우려를 표명했다. 당시 안도걸 의원은 "이러한 거버넌스 구조로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혁신과 네트워크 효과 발휘가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특정 지분을 51% 갖도록 하는 입법례는 국제적으로 찾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발의안들도 모두 은행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 민병덕 의원도 "은행 51% 룰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며 "한은이 이를 고집한다면 해당 내용을 제외하고 입법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디지털자산TF 자체 안은 은행이 아닌 사업자들에게 스테이블코인 발행 권한을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입법 지연에 따른 시장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자산은 유가증권과 달리 국경을 넘어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거래소의 투자가 지속되지 않을 경우 글로벌 경쟁력 상실로 인해 이용자가 해외 거래소로 이탈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