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소송 판 뒤집히나…與 법안 발의에 '쿠팡 3조 원대 배상' 현실성은

입력 2026-01-06 16:1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현행 집단소송은 피해자 직접 참여 신청해야 효력
법안은 '빠지겠다' 신고 않으면 자동 소송 당사자 돼
단순 계산시 배상액 3.3조 추산…실제 배상은 변수 많아
구조 민사소송 대원칙 '처분권주의' 위배 논란 전망
남소 우려와 대표성 문제도…법안은 요건 엄격히 규정

(그래픽=김소영 sue@)
(그래픽=김소영 sue@)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대표발의한 법안이 제정될 경우 집단소송의 근본적인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최근 SK텔레콤, 롯데카드, 쿠팡 사태 처럼 대규모 피해자를 양산하는 정보유출 사고의 경우 기업들은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물어줘야 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최종 입법까지 넘어야할 산은 많다.

우리나라는 2005년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집단소송 제도를 도입했지만 개인정보 유출이나 일반 상품의 소비자 피해에 적용될 집단소송 제도는 아직 없다. 2020년 하반기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가 집단소송법안을 만들어 입법예고까지 했지만 입법 추진이 무산됐다.

이번 집단소송법안의 핵심은 자본시장 분야에만 국한된 집단소송제도를 전 분야로 확대하고 '옵트아웃(Opt-out)' 적용을 통한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륙법계 국가로 손해배상 집단소송에서 피해자가 직접 참여하는 옵트인(Opt-in) 방식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옵트인은 피해자가 직접 소송에 참여 의사를 밝혀야 판결 효력(기판력)이 적용된다. 반면 옵트아웃은 법원이 정한 기간 내에 소송에서 빠지겠다는 '제외 신고'를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소송 당사자가 되는 구조다.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의 경우 판례상 위자료 기준인 1인당 10만 원을 적용하면 산술적으로 지난해 2분기 기준 순자산 6조4000억 원의 절반에 달하는 3조3700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하는 '집단소송법안' 대표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하는 '집단소송법안' 대표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옵트아웃 방식이 정착된 미국의 사례를 보면 이론적 최대치인 ‘3조 원’과 ‘실제 배상액’ 사이에는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7년 1억4700만 명의 정보가 유출된 미국 신용평가사 에퀴팩스의 경우 합의금은 약 1조 원(7억 달러) 규모였다. 피해자 수로 환산하면 1인당 약 6800원에 불과했다. 2021년 T모바일 사태(7600만 명 유출) 역시 1인당 배상액은 수천 원 수준이었다. 법원 판단에 따라 배상액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수백~수천만 명의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어떻게 나눠줄지도 현실적 과제다. 집단소송법안 제52조는 법원이 직권으로 분배관리인을 선임해 배상금 분배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피해자는 권리신고기간 내 신고하면 안분비례에 따라 배상금을 받게 되고 책임 없는 사유로 기간 내 신고를 못한 경우 사유 종료 후 1개월 내 신고할 수 있다. 수령기간 경과 후에도 1년까지 공탁금 출급을 청구할 수 있으며 그 후 남은 금액은 국고로 귀속된다.

옵트아웃 방식 도입을 둘러싼 헌법적 논란도 불가피하다. 법조계에선 헌법 제27조 1항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 이슈와 민사소송의 대원칙인 처분권주의 위배 이슈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처분권주의란 소송의 개시에서 종료까지 모두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맡기는 민사소송의 기본 원칙으로 재판의 주체인 당사자에게 소송의 개시, 범위, 종료에 대한 주도권을 부여하는 것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실질적 보장에 해당한다는 내용이다.

A 법무법인 변호사는 "헌법상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 쟁점과 관련해서는 구성원에게 소송 제기 사실, 진행 과정, 제외신고 가능성 등을 적절히 고지하면 적법절차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그러나 처분권주의 위배 이슈는 헌법상에 문제될 수 있다"고 했다.

소송 남발 우려와 당사자의 대표성 문제도 제기된다. B 법무법인 변호사는 "소송 제기 문턱이 낮아져 기업을 상대로 한 무분별한 소송이 급증할 수 있다"며 "대표당사자가 피해자 집단을 공정·적절하게 대리하지 못하는 경우 다수 구성원의 권리가 침해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증권가, 코스피 고공행진에 전망치 연일 상향⋯시선은 5000피 너머로
  • 삼성전자 '빚투' 1.7조 돌파…신용융자·대차잔고 최고치
  • 쌀·계란·채소까지 출렁…농식품부, 설 앞두고 ‘물가 방어’
  • 李대통령 "中서해구조물 일부 철수, 실무 협의중…공동수역 중간선 제안"
  • 당정 "국민성장펀드 투자 세제 인센티브 논의"
  • 설 자리 좁아지는 실수요 청년들…서울 외지인·외국인 매수 쑥
  • 젠슨 황, HD현대와 협력 강조 “디지털트윈 완벽 구현” [CES 2026]
  • '하청직원 폭행 논란' 호카 총판사 대표 사퇴
  • 오늘의 상승종목

  • 01.0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2,980,000
    • -1.87%
    • 이더리움
    • 4,595,000
    • -3.41%
    • 비트코인 캐시
    • 918,500
    • -0.6%
    • 리플
    • 3,181
    • -3.87%
    • 솔라나
    • 198,500
    • -2.7%
    • 에이다
    • 586
    • -3.46%
    • 트론
    • 434
    • +1.88%
    • 스텔라루멘
    • 340
    • -3.68%
    • 비트코인에스브이
    • 28,490
    • -5%
    • 체인링크
    • 19,510
    • -3.7%
    • 샌드박스
    • 176
    • -3.83%
* 24시간 변동률 기준